들어가기 앞서 읽어주세요.


-2ch 오컬트판에 있었다고 하는 꽤 유명한 글입니다.
-가급적이면 미성년자의 무분별한 열람을 삼가해달라고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지인분이 언급하시길래 어찌저찌 하다가 제가 번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타 및 어색한 표현 지적 환영합니다.
-내용이 꽤 많아서 한동안 이것만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아닐 수도 있고.
-절망의 세계 시리즈는 내용상 문제시 되는 부분이 많으니 퍼가지 말아주세요. 
-모든 글이 그렇지만, 모바일 보다는 PC쪽이 좀 더 정갈하게 보이는 점 양해바랍니다.

















절망의 세계
-나(僕)의 일기-
<허상편>  

5장「전뇌 

(전뇌의 와 - 사이버의 소용돌이)

역시, 내 탓?






제17주「윤회(輪廻)


[3월 1일(월) 맑음]

 

사키의 컴퓨터를 부팅했습니다. 귀여운 배경화면이 눈에 들어옵니다.

시작 메뉴의「즐겨찾기」에서 그 홈페이지를 클릭했습니다.

자동적으로 다이얼 네트워크가 열려, 인터넷에 접속하자 몇초 뒤에는 그 페이지가 열렸습니다.

「희망의 세계」. 저는 「게시판」을 들어가, 미리 생각해 둔 대사를 타이핑했습니다.


──────────────


제목 : 부활!! 

투고자: sakky 투고일: 03月01日(月)

오랜만! sakky입니다. 드디어 수험이 끝났습니다.

끝날 때까지 부모님한테 인터넷 금지령을 받아서 요 몇달간 들어올 수 없었어~.                       

그치만 이제 괜찮으니 앞으로도 잘 부탁해! 


────────────────



고작 이정도. 고작 이정도의 일로 사키는 되살아난다.

나는 사키이고 사키는 나. 내가 계속 살아가는 한, 사키도 계속 살아가.

사키. 같이 살아가자.

 


[3월 2일(화) 흐림]


곧바로 게시판에 반응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이나「걱정했었어」나「어느 고등학교?」같은.

저는「나의 일기」를 갱신했습니다. 나는 사키이니까. sakky 이니까. 부자연스러운 것은 없습니다.

「고등학교 붙어서 기뻐」같은 소릴 적어두었습니다. 쾌활한 일기입니다.

sakky는 무척 밝고, 활기차고, 희망이 가득합니다. 앞으로도, 저의 이상대로 살아가주겠죠.

전부 나의 생각대로.

 


[3월 3일(수) 흐림]


「희망의 세계」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쾌활합니다.

게시판에서는 '히나마츠리'에 대한 얘기로 화제였습니다. 저도 무척 쾌활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한점의 흐림도 없는 세계. sakky에게 어울리는 세계입니다.

여기서는 sakky가 더럽혀질 일은 없습니다.

불편한 현실에 대한 일은 잊자. 불합리한 일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

평온을 느낀다는 것은, 제가 아직 완전히 미치지 않았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몰라.

 


[3월 4일(목) 맑음]

 

오늘은 모두와 함께 채팅을 했습니다. 그 미팅계 페이지에 sakky 일행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요즘 따뜻해졌네」같은 말을 했더니 곧 날씨 이야기로 분위기가 달아 올랐습니다.

채팅은 시간을 잊게 합니다. 꽤나 밤 늦은 시간까지 했지만 이야기는 그칠 줄을 모릅니다.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순순히 그룹에 스며들어 조금 놀라버렸습니다.

내일도 채팅하자.



[3월 5일(금) 흐림]

 

오늘 채팅에서 「sakky는 ICQ 가입 안했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가입하지 않았다고 대답하자, ICQ에 대해 자세히 써있는 페이지를 알려주었습니다.

모두와의 채팅이 끝난 뒤 그 페이지로 이동해 지식을 얻었습니다. 그리 어렵진 않은 것 같습니다.

다운로드 하고 셋업. 아주 간단했습니다. 내일이라도 모두에게 ICQ의 번호를 가르쳐줄까 싶습니다.

편리할 것 같습니다.

 


[3월 6일(토) 맑음]

 

ICQ의 넘버를「나의 일기」에 공개했습니다. 곧바로 항상 게시판에 들리는 멤버가 등록을 해주었습니다.

현재로서는 5명 등록했습니다.「타케시」씨는 첫번째로 등록했습니다.

「sakky가 ICQ 들어오길 계속 기다렸어」라고 써주었습니다. 기쁜 말을 해줍니다.

그 외에도「엔도」씨, 「나기사」씨, 「TOMO」씨. sakky가 수험중일 때 새롭게 동료로 들어온「미키(三木)」군도 있습니다.

저와 채팅을 나눈 멤버가 모였습니다. ICQ 덕분에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멋지다.

 


[3월 7일(일) 비]

 

모두와의 대화가 무척 즐겁습니다. 게시판에는 ICQ를 등록하지 않은 사람들도 방문합니다.

그로부터 1주간. 모든 것을 잃은 저에게도 새로운 거처가 생겼습니다. 

이제 인터넷 없이는 살아갈 수 없어. 이런 나를 받아주는 곳은 이 외에 없습니다.

이와모토 료헤이라는 인간도,「벌레」라고 불리던 왕따도, 이곳에는 존재하지 않아.

나는 sakky.

 


제18주「접근(接近)


[3월 8일(월) 흐림]


오늘의 화제는「왕따」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미키」군도 왕따였다는 듯 합니다.

저는 무심코 흥분해 열심히 떠들어버렸습니다. 물론 저 자신이 왕따를 당했다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아는 사람이 그런 괴롭힘을 당했었어, 라는 느낌으로 간접적으로 이야기해 두었습니다.

「타케시」씨도 열변을 토합니다.「타케시」씨의 고등학교에도 왕따가 있는 듯 합니다.

제가 괴롭힘 당할 무렵의 광경 따위 더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기억의 저편으로 봉인해버린 걸까요.

여기서는 나는 괴롭힘 당하지 않아. 지금의 내게 있어 왕따는 이야깃거리 일 뿐, 겪었던 일이 아냐.

왕따, 바이바이. 



[3월 9일(화) 눈]


오늘의 채팅도 어제에 이어 왕따문제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타케시」씨에게「sakky는 왕따 안 당해?」하고 질문 받았을 땐 당황해 버렸습니다.

조금 생각한 뒤,「나는 왕따 안 당해.」하고 대답했습니다.

sakky는 왕따와 무관한 세계에 살지 않으면 안 돼. 그런 더러운 세계 따위 몰라도 돼.

「미키」군에게「왕따는 괴로워. 그치만 힘내! 우리들이 같이 있어 줄 테니까!」하고 격려를 받았습니다.

무척 상쾌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3월 10일(목) 비]

 

어제 sakky의 말이 모두의 마음에 들었던 모양입니다.「미키」군에게서 상당한 감사의 말을 들었습니다.

「타케시」씨는「sakky가 괴롭힘 당하게 되면 내가 지켜줄게!」하고 말해주었습니다.

「엔도」에서 이름을 바꾼「엔도마메」씨도「우리도 sakky를 위해서 뭐든지 할게!」라고 말해주었습니다.

「TOMO」씨까지 「나도 도와줄 테니까!」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무척 기쁩니다.

여긴 모두 좋은 사람 뿐입니다. 동료가 이렇게나 멋진 것일 줄은 몰랐습니다.

계속 이대로 지낼 수 있을까.

 


[3월 11일(목) 흐림]


오늘 채팅 주제는 어제의 흐름을 이어 「동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맞다!」하고 갑자기「타케시」씨가 말했습니다. 「모두 더 친해지도록 오프모임 하자!」

안 좋아. 그건 안 돼. 그런 짓을 하면, sakky는….

「엔도마메」씨가 「괜찮네! 나도 모두랑 만나고 싶어!」라고 말합니다.

「나기사」씨도「아, 그거 좋은 생각이다! 나도 다같이 만나고싶어!」라고 말합니다.

「TOMO」씨는「하자 하자! 그치만 나 요즘 바빠서 갈 수 있을 지 불안.」이라 말합니다.

어쩌지. 어쩌면 좋지. 반대 해야 돼. 하지만 뭐라 말하면 좋지? 반대할 이유는?

제가 대답이 없자, 「미키」군이 멋진 의견을 말해주었습니다.

「그건… 안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는「미키」군.

「인터넷은, 서로 얼굴이 안 보이니까 사이 좋게 지낼 수 있는 게 아닐까요?」그 말대로야「미키」군!

「응. sakky도 그렇게 생각해. 나, 외모 같은 거 자신 없어…. 만나버리면 sakky의 이미지 무너져 버릴 거야.」

어떻게든 이 자리는 넘겼습니다.

 


[3월 12일(금) 맑음]

 

오프모임 얘기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sakky와「미키」군이 거부한 탓에 얘기가 좀처럼 진행되질 않았습니다.

결국 이번에는 연기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나기사」씨가「나 외모는 자신 있는데 말이지.」하고 투덜댑니다.

오프모임 얘기가 가라앉을 무렵, 갑자기 「타케시」씨에게서 ICQ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오프모임 못해서 아쉽다. sakky랑 만나고 싶었는데.」그런 말을 들어도.

「정말로 미안. 그치만 역시 모두랑은 만날 수 없어. 만나는 게 무서워.」라고 대답해 두었습니다.

「다같이 만나는게 무서워… 인가. 그럼 둘이서 만나는 건?」에?

「둘이서?」「응. 나랑 sakky 둘만. 나는 sakky가 어떤 사람이든 절대로 이미지 바뀌지 않아. 그러니까, 응?」

큰일이다큰일이다큰일이다! 이러면 거절할 수 없잖아! 어쩌지? 「그래도 싫어」라고 말할까?

아아, 하지만 거기까지 말하면 sakky는 그저 완고한 사람이 돼버리잖아. 미움받을거야! 여기에 있을 수 없게 돼!

「자세한 얘기는 내일 하자. 그럼, 생각해봐!」쾌활하게 떠난 「타케시」씨.

「잘자.」하고 인사를 나누고 인터넷 접속을 끊습니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되지?

생각하자.

 


[3월 13일(토) 흐림]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 나온다. 하지만, 역시 만나야 되지 않을까?

인터넷에 접속하자 곧바로「타케시」씨에게서「어제 일, 생각해봤어?」하고 메시지가 들어왔습니다.

「미안해. 아직 생각 중이야.」우선, 지금은 보류. 이걸로 괜찮겠지.

「sakky. 나, 지금 당장이라도 만나고 싶어」「바로라니, 마음의 준비가 안 돼.」

「그럼, 다음 주 금요일. 이제 학교 안 나가지? 그때까지 마음의 준비 끝내줘. 부탁해!」

다음주 금요일. 확실히 원래라면 사키는 봄방학에 접어들었을 것이다. 나 자신도 그 이후 학교는 가지 않고 있다.

「왠지 강제적이야.」「강제라도 상관없어. sakky, 나를 믿어줘!」

이 녀석, 진심이다. 



[3월 14일(일) 맑음]

 

무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러면「희망의 세계」에 계속 있을 수 없게 돼.

ICQ는 무시한 채 채팅에서 붙임성 있게, 라니 그런 어색한 짓 할 수 있을 리 없다.

차라리 채팅에서도 무시해 버릴까? 그런 건 즐겁지 않아. 다같이 대화하는 게 즐거우니까.

모처럼 손에 넣은 즐거움을 포기하는 건 싫다. 뭔가 좋은 방법 없을까.

오늘도 또 재촉하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sakky는 여전히「아직 생각 중」이라 답합니다.

다음 주 금요일까지는 대답을 줘야 한다. 누군가에게 상담하고 싶다. 하지만 상담할 상대 같은 건 없다.

누군가.



제19주「충격(衝撃)


[3월 15일(월) 비]

 

채팅 중 생각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타케시」씨에게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타케시랑 마멧치. 말이 적어~.」라 말하는「나기사」씨.

「음─ 그게 좀─.」「남자들만의 비밀 얘기를 하느라….」「와─! 뭔가 엉큼해─!」

큰일인걸. 이 흐름이라면 sakky가 할 말이 더 적어질 것 같다.

그런 것을 생각해 서둘러 무언가 말하려 하자, ICQ 의 메시지가 왔습니다. 「TOMO」씨에게서 였습니다.

「sakky도 말이 적네. 뭔가 고민 있어?」역시 왔다.

「응… 그게 좀….

「뭐야 뭐야? 고민? 설마 연애관계?」날카롭다. 

「대단하다─! 어떻게 알았어?」

「후후. 여자의 감이란 거지. 그래서, 뭔데? 이 언니한테 털어놔 봐─.」

상담. 그렇다. 이 사람한테 상담해보자. 같은 인터넷 친구니까.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좋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 말하지? sakky의 정체를 말할 수는 없다.

「음. 내일 자세히 얘기해 줄게.」또 다시 보류. 깊게 생각하는 것은 나쁜 버릇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해도 상담할 상대를 발견한 것은 한 걸음 나아간 기분입니다. 내일까지 얘기할 내용을 정해둬야지.

뭐라고 얘기할까.

 


[3월 16일(화) 맑음]

 

오늘은 채팅을 일찌감치 마치고,「TOMO」씨에게 고민을 털었습니다.

「다른 곳에서의 일인데」하고, 이어서 인터넷 상에서 남자에게 고백을 받았다, 고 하는 내용을 말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게 좋을 거 같아? 만나야 될까?」이 질문이 하고 싶었다.

「그건 역시 만나야지! 무섭다고 하지 말고 상대를 믿어보는 게 어때?」…믿어?

「간단히 믿어버려도 괜찮을까?」「괜찮아. 미니정모 같은 거나 마찬가지잖아? 만나 보라니까.」

「그치만… 그래도…sakky에겐 비밀이 있어. 그걸 말하면 편하겠지만. 말할 수 없다.

「뭣하면 만날 약속만 하고 멀리 떨어져서 보면 어때? 그리고, 그 사람을 직접 보고 나서 다시 만날지 어떨지 결정 하는 거야.」

그거다! 만나고 싶지 않으면 나중에「역시 무서워서 못 나갔어.」라고 말하면 돼.

「그렇네. 그렇게 할까.」「응. 힘내라구~.」…됐다. 「타케시」씨에게 대답할 말이.

오늘은 벌써「타케시」씨가 잠들어버려서 내일 말할 생각 입니다. 

기다려.「타케시」씨.

 


[3월 17일(수) 맑음]

 

「타케시」씨에게 메시지를 받았습니다.「아직 불안하지만 만나기로 결심했어. 내일 모레지?」

곧바로 대답이 왔습니다.「다행이다!『역시 싫어』라는 말을 들으면 어쩔까 싶었어.」

그 뒤로 시간과 장소를 정했지만,「타케시」씨가 정한 곳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전차로 1시간도 걸리지 않는 곳입니다. 역시 지역별 채팅방에서 만나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마도「타케시」씨 외에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어느 정도 가까이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정하고 나니 왠지 피곤이 몰려왔습니다. 정말로 만나볼지는 아직 모릅니다.

보고 나서 성실해 보이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sakky의 정체를 밝혀버릴까.

혼자서 비밀을 안고 있는 것 보다, 누군가 자기편이 있는 편이 당연히 좋다. 

나도 조금은 편해질 수 있어.

「어떤 사람이든 절대로 이미지 바뀌지 않아.」라고 말해주었다. 그 말의 책임은 갖고 있을 터.

sakky가 어떤 사람이든.

 


[3월 18일(목) 맑음] 


「TOMO」씨에게서「어떻게 됐어? 그 남자하고. 만나기로 했지?」라고 메시지가 왔습니다.

「응.」「언제 만나?」「내일이야.」「내일!? 이제 금방이잖아! 그래서, 어디서 보기로 했어?」

적당히 대화한 뒤,「그럼, 힘내!」라고 격려 받았습니다.「응, 힘낼게!」

그래. 내일.「타케시」씨와 만납니다. 만나면 어떤 얘기를 하면 좋을까요.

해야 할 말은 정해져 있다. 문제는 어떻게 얘기를 꺼낼 것인가, 입니다. 

「타케시」씨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sakky, 내일 기다릴게!」「걱정하지마. 하지만 정말로 괜찮아? 만나면 쇼크 받을지도 몰라.」

「괜찮아! 나는 sakky에 대해 잘 알고 있으니까. sakky가 어떤 사람이든 나는 절대 배신하지 않아!」

「믿어도 돼?」「당연하지!」…믿자. 여기까지 왔다면 믿을 수 밖에 없어. 

잘 된다면 내 편이 되어 줄 수도 있으니까. 안됐다면, 순순히 사과할 수 밖에 없네. 

아니,「타케시」씨는 배신하지 않을 터.

믿어도 되는 거지?

 


[3월 19일(금) 비]

 

오늘은「타케시」씨와 만날…예정이었습니다.

일찍 약속 장소로 가려고 했는데, 도중에 조금 아는 사람을 만나 대화에 열중하고 말았습니다.

깨달았을 때는 이미 약속 시간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대화를 끝내고 약속 장소로 갔습니다.

「타케시」씨로 보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이 보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계속 해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며, 저는 필사적으로「타케시」씨의 모습을 찾으려 했습니다.

「타케시」씨는 내 모습을 보고 sakky라고 알아차릴 리 없다. 

내 쪽에서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데….

결국 그럴싸해 보이는 사람은 찾지 못한 채, 침울한 기분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타케시」씨에게 뭐라고 변명할까 …. 오늘은 더 이상 인터넷에 접속할 기분이 들지 않았습니다. 

이젠 잘래요.

 


[3월 20일(토) 비]

 

어색하지만 말하지 않을 수는 없다. 마음 먹고 인터넷을 들어가 봤습니다.

「타케시」씨도 들어와 있습니다. 「어제는 미안해.」하고 메시지를 보내두었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신경 안쓰니까. 일단은 얘기도 했고.」…에?」

「왠지 갑자기 얘기 끝내고 가버리는 걸. 더 얘기하고 싶었는데 말이지.」…「그건.」

「어라? 혹시 눈치채지 못했어? 분명 전부 알고 있는 건가 생각했는데. 」설마.」

「뭐야. 정말로 모르고 있었구나. 그럼, 다시 한번 자기소개 할게. 스가사키 타케시입니다. 잘 부탁해!」

어제 나랑 대화했던 사람.…스기사키 선생님. 그것이「타케시」씨 였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는데. 어째서? 어째서? 알고 있었어? 내가 sakky라는 걸.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저기, 지금 좀 머리가 혼란스러워서. 잘 생각할 수가 없어. 다음 얘기는 내일 해주세요.」

일방적인 메시지를 보내 인터넷을 나옵니다. 아직도 sakky처럼 말하는 것이 한심해집니다. 

어째서 내가 sakky라는 걸 알게 된 지금도 선생은 평범하게 대하는 거지? 뭔가 의도가 있는 건가?

그 보다 나는 앞으로 어쩌면 좋지? 아직 sakky인 채로 있는 건가? 선생님은 내게 뭘 하라고?

젠장! 생각해봤자 아무 해결도 안되잖아. 생각해봤자 소용없어. 아아, 이제 아무래도 좋아.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될 대로 돼라! 



[3월 21일(일) 비]


오늘도 다시 침울한 기분인 채로 인터넷에 접속했습니다. 역시 「타케시」씨와는 확실하게 얘기를 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어차피 비참한 일이 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각오는 되어 있다. 협박이라도 할 생각인가?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안녕. 어제 애기에 대한 건데 말이야.」…왔구나.

「뭐죠?」

「나, 약속은 제대로 지킬게.」…하아?

「약속이라니…어떤?」

「그 왜, 만나기 전에 말했었잖아.」…그러니까, 그게 뭐야?

「어떤 약속이었죠?」

「『 sakky가 어떤 사람이든 절대로 이미지 바뀌지 않아.』라고. 이와모토. 이 약속은 지금도 지키고 있어」

그 말은에?

「사실 왠지 모르게 sakky가 이와모토인걸 눈치채고 있었어. 그래도 실제로 만날 때까지 확신할 수 없어서.」

「어떻게? 어떻게 눈치 챈거죠?」「『어떻게?』라고 물어도… 그대로지만.」

뭐가「그대로」냐! 제대로 설명 하라고!

「그보다도, 전에 조금 신세지기도 했었잖아. 그 때의 나, 기억나?」

뭐야. 오쿠다의 디카 얘기? 그것도 전부 의도적으로 한 짓인가?

「그 때부터였나. 왠지 모르게, 신경 쓰였어.」…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만해그만해그만해그만해그만해그만해줘그만해줘「그만두세요! 저에게 그런 취미는 없다구요!」

「왠지 말투가 이상해. 그보다 그런 식으로 말하면 상처받는다고.」…이상한 건 너겠지!

아무리 나라도 그런 취미는 없어! 호모. 말만 들어도 소름 돋아! 왜 나한테! 싫어! 싫다고!!

「이 틈에, 확실히 말할게. 이와모토. 난 말이지, 너를」

듣기싫어 듣기싫어 듣기싫어

「사랑해」


저는 전원을 꺼버렸습니다.

 


제20주「흉행(凶行)」


[3월 22일(월) 흐림]


인터넷에 접속하는게 무섭다. 접속하면 ICQ 메시지가 온다. 녀석에게서.

더 이상 날 괴롭히지 말아줘. 안 그래도 나는 정상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필사적인데.

sakky는 나의 사는 보람이다. 그런데 인터넷에 접속할 수가 없다니….

녀석이 있는 한 나는 sakky가 될 수 없어

그렇다면없앨까?

선생님, 부탁이니까 죽어줘. 



[3월 23일(화) 맑음]

 

오늘은 인터넷에 접속했습니다. ICQ는 ON이 되기 전에 재빨리 꺼버렸습니다.

언더 그라운드라고 불리는 여러 가지 페이지를 즐겨찾기에 추가해두었습니다. 전부 게시판입니다.

여기엔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정말로 많은 페이지가 있었습니다.

「희망의 세계」에 붙어 있던 게시판에서 렌탈 페이지로 이동했습니다.「TCUP」라고 하는 게시판입니다.

오늘은 너무 늦어서 여기서 끝냅니다. 구체적인 페이지의 네이밍은 앞으로 생각하겠습니다.


나는 뭐하는 거지? 


[3월 24일(수) 맑음]

 

새롭게 게시판을 만들었습니다. 타이틀은「살인 의뢰 게시판」입니다.

아직 저의 글밖에 없습니다. 닉네임은 「의뢰인」. 스기사키 선생님의 주소나 개인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이 녀석 죽여줘.」하고 간단한 코멘트도 덧붙여 두었습니다.

이 다음부터가 또 바빴습니다. 어제 즐겨찾기에 추가한 게시판의 모든 곳에 링크를 뿌렸습니다.

「이런 게시판 찾아냈다.」하고 남 인척 행세해 써두었습니다. 나머진 기다릴 뿐입니다.

 

기다릴 뿐? 뭐를? 이런걸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리 없잖아? 

아니, 이걸로 됐어. 나 또한 그리 간단하게 사람을 죽이고 싶지 않아. 개인정보에는 메일 주소도 포함되어 있다. 

폭탄 메일이나 받고 인터넷에 질려버리면 돼. 어디까지나 인터넷상에서 죽어주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정말로 살해당하면? 애초에 나의 이기적인 이유로 살인 같은걸 의뢰해도 되는건가?

스기사키 선생님은 죽을 만한 짓을 했던가?…아아아, 뭐 됐어. 

이미 해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

내 안의 누군가가「그만둬」하고 외친다. 시끄러워시끄러워시끄러워시끄러워시끄러워시끄러워시끄러워시끄러워!

이제 와서 글을 삭제하고 싶지 않다고! 이제 돌이킬 수 없어! 누구야 너! 사라져!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목소리」는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3월 25일(목) 비]

 

스기사키 선생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받지 않았습니다.

어두워질 무렵, 전화가 울렸습니다.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엄마가 전화 받는 것을 들었습니다.

엄마의 입에서「스기사키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 저는 심장이 멎을 것 같았습니다.

「너한테 온 거야」하고 수화기를 건네는 순간, 저는 소리쳤습니다. 스스로도 뭐라고 소리쳤는지는 모릅니다.

아마 의미불명한 괴성을 질렀겠죠. 그대로 방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엄마가, 노크를 합니다.「뭔가 급한 일 있니」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계속 거부했습니다. 소리질렀습니다.

엄마가 저의 이름을 부른 순간, 무턱대고 물건을 깨고 싶어져 방의 거울을 깨뜨렸습니다.

자신의 모습이 비쳐지는 물건은 전부 깨버렸습니다. 왠지 깨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의무감을 느꼈습니다.

목소리도 쉬었고, 정신을 차리자, 더 이상 노크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전화를 거는 기색도 없었습니다.

기분이 매우 더럽습니다.

 


[3월 26일(금) 비가 그치지 않음]


부모의 슬픈 듯한 시선이 아픕니다. 달관한 표정을 보니, 더 이상 저를 포기한 것 같습니다.

저도 슬픈 기분이 되었습니다. 아직 미쳐버릴 수는 없어. 그런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심을 이렇게도 빨리 시험 당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 의뢰를 하고 나서부터, 저는 신문 사회면을 구석구석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그 기사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런 일이 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습니다. 무척 복잡한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때가 왔습니다. 오늘자 신문 구석에, 작은 기사가 실려 있었습니다.

「도내에 괴한」이라는 간단한 단순한 기사였습니다. 피해자는…교사 스기사키 타케시 씨(25), 인가….

진정해진정해진정해.

괜찮아. 정신 차려. 이건 내가 바랐던 결과잖아. 내게 의심을 받을만한 일은 없어. 

아아! 이걸로 내 주변에서 죽은 인간이 3명! 이번에야 말로, 안 될지도 몰라! 어쩌지어쩌지.

기다려, 그러니까 진정해라, 나! 이제 돌이킬 수 없으니까! 이건 곰곰히 생각해야 될 일이니까! 미치지마!

소리치면 안 돼. 더 이상 부모에게 민폐를 끼칠 수는 없어. 천천히, 평소대로 행동하는거다.

저렇게 작은 기사,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거기에 그게 내가 의뢰한 거란 걸 아는 녀석 따위 없어.

그건 그렇다 치고, 정말로 죽이는 녀석이 있다니. 믿어지지 않아. 

인터넷엔 그런 바보까지 있는건가있는거냐!? 거기에!

저는 인터넷에 접속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살인 의뢰 게시판」으로 갔습니다.

있다 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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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형 집행 

투고자 : 처형인 투고일 : 03月26日(金)

스기사키 타케시. 확실하게 처형했다고.

좀 더 의뢰 해줘라. 난 좀 더 죽이고 싶거든. keke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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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골이 얼어 붙을 것 같다. 이렇게 두려움을 느낀 건 처음일지도 모른다. 이딴 녀석한테! 이딴 녀석한테 스기사키 선생님은!

죄송해요. 지금이 되어서야 죄악감이. 선생님, 역시 죽어야 할 사람이 아니야. 죽어야 할 사람이 아냐!

나는, 무슨 짓을.

 


[3월 27일(토) 미친 듯이 내리는 비]

 

제 정신으로 있는 것이 고작입니다. 스기사키 선생님에겐 정말로 끔찍한 짓을 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는 짓입니다. 거기에, 그 일을 생각하기만 해도 미칠 것 같다.

스기사키 선생님은 저의 쓸데없는 이기심에 목숨을 잃어 버렸습니다. 죽어도 차마 죽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상한 게시판을 만들지 않았다면, 이상한 녀석에게 살해당할 일도 없었을 텐데…!

더 이상 생각하는 건 그만두자. 머리가 아프다. 지금은 이제 결과만을 보도록 하자.

끔찍한 짓을 하면서까지 지켜낸「희망의 세계」. 평소대로, 이 세계를 즐기자….

인터넷에 접속해 「희망의 세계」로. 진정된다. 이곳에 있으면, 현실을 보지 않아도 됩니다.

왠지 채팅 할 기분이 안 든다. 게시판이라도 보자.

보지마보지마보지마보지마보지마

그 게시물은 보면 안 돼! 미친다! 이번에야 말로, 미쳐 버려!

아아아아아아아아아하지만눈에들어와버려!

「밀고자」, 너, 어떻게? 왜「희망의 세계」의 유저가「살인 의뢰 게시판」을 알고 있어!?

어떻게, 스기사키 타케시가「'타케시'」씨 란걸 알고 있는거야!? 뭐가, 어떻게 된 거냐고!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투고자란에 적힌「밀고자」라는 글자가. 「살인 의뢰 게시판」으로 연결되는 링크.

그리고, 그 위에 있는 단 1줄의 코멘트「↓이 녀석, 희망의 세계에 자주 오는 '타케시'. 살해당했어」

곧 바로「살인 의뢰 게시판」을 삭제했습니다. 만일에 대비해 소스를 복사해두었습니다. 좋아, 나는 아직 정상이다.

「밀고자」의 게시글도 지웠습니다.이걸로……  아니, 이미, 늦어.

녀석의 코멘트 뒤, 이어서 레스가 달려있다. 모두, 알아버렸다. 더 이상, 숨길 수 없어. 이, 제, 끝, 이, 다….

기다려! 아직 끝나지 않았어. 「의뢰인」이 sakky라고 알려진 것도 아냐!

하지만, 하지만, …이대로 미쳐버리면 얼마나 편할까. 안 돼! 미치면 안 돼!

나는, 이 다음을 잘 지켜보지 않으면 안 돼! 그러니까, 지금은 견뎌라!  알고있어. 하지만!

소리치고 싶다. 아무 생각 없이 소리쳐버리고 싶다. 참지 않으면 안 되는데, 안 돼, 할 수 없어. 참을 수 없어!

저는 마음껏 소리를 내질렀습니다. 의미불명의 비명을 질렀습니다. 하지만, 엉겁결에 손으로 입을 막아 버렸습니다. 

손틈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갑니다. 눈물이 흘렀습니다. 목소리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억제한 만큼, 대신해서 눈물이 흐릅니다.

뚝뚝하고 커다란 눈물방울이 떨어져 갑니다. 목소리가 멈추지 않습니다. 눈물도 멈추지 않습니다. 컴퓨터의 화면이 뒤틀린다.

방 안에는 저의 낮은 신음소리가 울립니다.

 


[3월 28일(일) 흐림]


「희망의 세계」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타케시군, 농담이지? 대답해봐!」하는 게시물이 있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소용없어. 이제「타케시」씨는 없으니까. 이젠, 사라져 버렸으니까. 

소용 없는데, 모두 게시물을 씁니다.「보기만 하지 말고 대답해!」나「부탁이니까, 아무 말이나 해줘!」같은.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Posted by One_pl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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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탕 2013.08.17 14: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격 넷카마되는이야기

    근데 결말알고 다시봐도 아...이부분에서 암시가... 하는거 찾는재미가있네요

  2. 코난 2013.08.19 1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구있습니다

  3. 김전일 2015.02.04 18: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