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앞서 읽어주세요.


-2ch 오컬트판에 있었다고 하는 꽤 유명한 글입니다.
-가급적이면 미성년자의 무분별한 열람을 삼가해달라고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지인분이 언급하시길래 어찌저찌 하다가 제가 번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타 및 어색한 표현 지적 환영합니다.
-내용이 꽤 많아서 한동안 이것만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아닐 수도 있고.
-절망의 세계 시리즈는 내용상 문제시 되는 부분이 많으니 퍼가지 말아주세요. 
-모든 글이 그렇지만, 모바일 보다는 PC쪽이 좀 더 정갈하게 보이는 점 양해바랍니다.













과 그림자의 세계
-사키의 일기-
<미주편(迷走編)>
1장「계자(継者)

새로운 내(私)가 이곳에







제1절「환생(転生)」



[7/1 맑음]


눈을 뜬 순간, 저(私)는 병원 침대에 누워있었습니다. 배에 난 상처가 아팠습니다. 왜 상처가 있는 걸까요. 

저에겐 기억이 없습니다. 자신을 '엄마'라고 하는 사람에게서「사키」라고 불렸으니 이름은 사키인 것 같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의사 선생님께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심심할 테니까」라며 노트북을 갖다 주길래, 하루 종일 게임을 하며 놀았습니다. 

왠지 일기를 써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쓰고 있습니다. 조금 배의 통증이 욱신거립니다. 

저는 지금 멋진 기분입니다. 



[7/2 비]


의사 선생님이 몇 개 정도 질문을 하셨습니다. 기억이 없어서 잘 모른다고 대답했더니 이상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 뒤 의사 선생님과 엄마가 다퉜습니다. 저에 대한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자세히는 듣지 못했습니다. 

얘기가 끝나자 의사 선생님이 저에게 와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너의 기억장애는 정신적인 거란다. 몸에는 이상이 없으니까. 그러니 너에겐」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얘기가 중간까지 밖에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담담하게 말했던 것은 기억합니다. 

엄마가「금방 집에 갈 수 있을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금방 돌아갈 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조금 슬픕니다.



[7/3 흐림]


오늘부터 저는 다른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엄마가 얘기했던 것은 이 일인 것 같습니다. 

이쪽 병원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수돗가에서 흐르는 물을 바라보는 오빠 같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정원에서 땅을 파고 묻고 파고 묻고 하는 것을 반복하는 아저씨도 있었습니다. 소리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부모한테 맞아 사과하는 여자아이도 있었습니다. 부모가 없어지자 이번엔 다른 사람에게 맞았습니다. 

저는 여자아이를 때린 사람에게 왜 그런 짓을 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저도 맞았습니다. 

뺨이 아픕니다.



[7/4 비]


어제의 여자아이가 말을 걸어주었습니다. 아자미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저보다 조금 어린 것 같습니다. 

저와 아자미를 때린 남자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아자미는 그 남자의 이름을 모른다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녀석을 오쿠다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왜 그 이름이 떠올랐는지는 스스로도 모릅니다. 

오쿠다는 항상 아자미를 때린다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에게 말하면 더 때리기에 말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항상 아무도 없을 때 때리기에 선생님은 눈치채지 못하는 듯 합니다. 무척 지독한 녀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밉습니다.

 


[7/6 흐림]


아자미와 함께 오쿠다에게서 요리조리 도망쳤습니다. 끈질겨서 곤란합니다. 뭔가 방법은 없는 걸까요. 

저는 아직 배의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도망치는 것이 꽤 힘듭니다. 오쿠다에 대해 선생님께 말하기로 했습니다. 

아자미가 말렸습니다. 선생님께는 말하면 안 된다는 모양입니다. 멀리서 선생님이 이쪽을 쳐다봤습니다. 

밤, 선생님이 저에게 찾아와서 아자미와 친구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왜 일까요.



[7/8 흐림]


오쿠다가 무언가를 이쪽에 던져옵니다. 저의 몸에 맞은 뒤, 그것은 이상한 즙을 흩뿌리며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아자미는 겁에 질려 눈을 질끈 감고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집어 들었습니다. 찌부러진 벌레였습니다. 

벌레의 잔해를 보고 있자 무척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자미는 어딘가로 가버렸습니다. 

저는 혼자, 정원에 가서 벌레의 사체를 묻어주었습니다. 나뭇가지 하나를 꽂아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벌레 군, 잘가」하고 이별을 고하자,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무덤에 눈물 방울이 떨어져갑니다. 

벌레 군은 더 이상 없습니다. 



[7/9 맑음]


밤, 창문을 열자 하늘 가득 별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무척 예뻤습니다.

어제의 벌레 군은 저 별들이 있는 곳으로 가버렸습니다. 빛에 감싸여 다시 태어나는 걸까요.

오쿠다. 그 이름이 떠오르는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그리운 것 같기도, 가증스러운 것 같기도.

눈을 떴을 때부터, 자각하는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저의 마음이 외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눈을 감고 두 팔을 활짝 넓히자 별의 빛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분 좋아.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올려다 보며, 저는 그 외침을 입에 담아봤습니다. 온 몸을 떨며 그 말에 호응합니다. 

나는, 다시 태어났다.



제2절「약속(約束)」



[7/17 맑음]


아자미와 놀고 있자, 아자미의 부모가 찾아와 아자미를 때렸습니다. 때린 뒤엔 바로 돌아가버렸습니다. 

저는 그저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괜찮아? 하고 묻자 아자미는 무리하게 미소를 지으며 괜찮아, 하고 대답했습니다. 

아자미는 항상 부모에게 맞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웃음을 잃지 않는 아자미가 무척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내가 지켜줄게. 아자미는 말 없이 저의 의사를 거부했습니다. 자신은 맞기 위해 존재하고 있다면서.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7/18 흐림]


일주일 정도 어딘가에 가있던 오쿠다가 돌아왔습니다. 저와 아자미 쪽을 힐끔힐끔 쳐다봅니다. 

기분이 나빠서 우리들은 정원으로 놀러 갔습니다. 아저씨가 파놓은 구멍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누군가에게 등을 떠밀려, 우리들은 구멍에 빠져버렸습니다. 오쿠다가 한 짓입니다. 

구멍은 그리 크지 않아서 저는 재빨리 나왔지만, 아자미는 조금 느린 기색입니다. 오쿠다가 흙을 뿌립니다. 

저는 아자미의 손을 잡고, 서성거리는 아저씨의 옆을 지나 도망갔습니다. 뒤돌아보자 오쿠다는 웃고 있었습니다. 

흙으로 더러워져도 웃음을 무너뜨리지 않는 아자미는 무척 기특하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보였습니다. 정말 강한 아이구나.

저도 강해지고 싶습니다. 



[7/20 흐림]


아자미의 부모가 와서 또 아자미를 때리고 돌아갔습니다. 그 때의 아자미네 부모 얼굴은 무척 해맑았습니다.

아자미를 때리면서 어떻게 그런 표정을 짓을 수 있는지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아자미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나를 때리면 기분이 좋아지는 모양이야. 아자미는 그래도 괜찮아? 

나는 그걸 위해 태어났으니까. 맞기 위한 존재. 전에 들었던 아자미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저라면 견디지 못합니다. 

아자미는 강해서 괜찮은거구나. 아자미는 부정했습니다. 강한게 아니라고. 그럼, 왜 괜찮은 거야?

아자미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7/21 비]


맞은 반동으로 고개를 수그린 아자미는 사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본인은 그럴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오늘은 아자미의 부모가 온 뒤에 오쿠다에게도 맞았습니다. 제가 아자미를 감싸자 오쿠다는 화냈습니다. 

아자미를 빼앗으려 합니다. 나한테도 빌려줘 라며. 아자미는 장난감 따위가 아냐!

우리들은 또 도망쳤습니다. 오쿠다의 괴롭힘은 언제까지 이어지는 걸까요. 게속 도망칠 수 밖에 없는 걸까요. 

선생님께 말해야 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자미는 거부합니다. 사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나는 괜찮아. 

강하지 않지만 힘낼게. 고마워. 아자미는 미소로 대답해주었습니다. 그래도, 말하면 안돼. 

대답할 말이 없었습니다. 



[7/22 비]


밖에 놀고 있자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장마는 아직 걷히지 않는 걸까요.

천둥 소리가 났습니다. 하늘에 빛줄기가 보이면서 엄청난 소리가 났습니다. 격렬한 비가 지면을 때립니다. 

아자미의 부모가 미친 듯이 아자미를 때립니다. 천둥이 울릴 때마다 소리를 높이며 아자미에게 달려듭니다.

저는 아자미에게서 떨어져, 도와주려고 해도 밀쳐지고 말았습니다. 아자미의 머리카락 몇 뭉치가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아자미가 해방될 쯤에는 이미 너덜너덜한 상태였습니다. 오쿠다가 쳐다봤습니다. 기분 나쁜 표정으로 웃고 있습니다. 

불쾌합니다. 



[7/23 맑음]


오늘은 엄마가 면회를 올 예정이었지만 연기되고 말았습니다. 

사실은 아자미를 소개해주려고 했지만, 이 부은 얼굴을 보면 엄마는 걱정해버립니다. 

오늘이야말로 아자미를 지키겠다 마음먹고, 아자미를 감싸자 대신에 제가 맞았습니다. 아자미도 맞았습니다. 

아무래도 장마가 걷혔는지, 무척 더웠습니다. 더운 것도 제 탓이 돼버렸습니다. 매미가 우는 것도 제 탓으로. 

이제 싫어. 부은 얼굴이 욱신욱신해서 눈물이 나왔습니다. 아프다. 아자미는 이런 것을 매일 겪고 있는 거야?

오쿠다는 오늘도 웃고 있습니다. 아자미의 부모에게 맞아 상처투성이가 된 우리들을 보며, 웃는다.

분합니다.



[7/24 맑음]


아자미의 부모님에게서 해방되어 쉬고있자, 오쿠다가 다가왔습니다. 여전히 이상한 표정으로 웃고 있습니다. 

물을 뜨는 것처럼 양손을 모아 다가옵니다. 그 손에는 무언가 액체가 담겨있었습니다. 

우리들의 앞까지 오더니, 그것을 던지듯 뿌렸습니다. 하얗고, 끈적끈적한 액체가 머리에 얽힙니다. 

무척 꺼림칙한 냄새가 나서 무심코 토할 것 같았습니다. 문득 옆을 보자, 오쿠다가 아자미의 입에, 그 액체를, 

더러워진 손을 집어넣어, 문지르듯이 해서, 싫어하고 있는데, 아자미는 억지로…… 입에 머금어버렸습니다. 

저는 오쿠다를 밀쳐내, 아자미를 안고 도망쳤습니다. 배의 상처가 아픈 것을 참고, 전력으로 달렸습니다. 

화장실에서 씻어도, 끈적거림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자미의 입을 몇 번이나 헹궈도, 냄새가 빠지지 않습니다. 

저는 아자미를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눈물은 마르지 않고 계속 흘렀습니다. 아자미, 우리는 계속 함께야.

아무리 괴로운 일도, 둘이서 나누면 분명 견딜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항상 같이 있자. 약속이야.

언제나 함께. 이 약속을 저는 여러 번 해 온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몇 번이나 깨지고, 나도 깼다. 

이번에야 말로 깨지 않아. 잃은 기억 속에서 몇 번이나 깨진 약속. 아자미와 함께라면 지킬 수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니까. 



제3절「소실(消失)」



[7/29 맑음]


저도 드디어 「작업」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원예를 하기로 했습니다. 꽃을 기르고 있습니다. 

아자미는 더운 게 싫은지, 방에 틀어박혀 있습니다. 밖은 덥지만, 「작업」중엔 오쿠다도 없어서 편합니다. 

아자미의 부모는 실내에서 「작업」을 하는지, 자유시간인 밤까지 보지 않았습니다. 방금 만나서 맞았습니다. 

얼마 전, 손으로 머리를 가린 상태에서 맞았더니 손가락을 다쳐서, 4일정도 일기를 쓸 수 없었습니다. 

손가락의 통증은 가셨지만, 맞는 고통에는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오쿠다는 여전히 슬렁슬렁 거립니다. 

그 이래로 오쿠다는 다시 얌전해졌지만, 우리들을 보는 눈은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뭘 하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7/31 맑음]


더운 날이 이어집니다. 바깥에서의 작업은 더워서 꽤 지치지만, 원예는 즐거워서 그렇게 괴롭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실내에 돌아가서 아자미의 부모에게 맞는 일입니다. 오쿠다의 웃는 얼굴에도 싫증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마침내 참지 못하고 선생님께 말하러 갔습니다. 더 이상 맞는 것은 싫다. 아픈 건 이제 싫어.

선생님은 제대로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어떻게든 할게」라고 말해주어서 괜찮을거라 생각합니다. 

아자미는 무엇을 걱정했던 걸까요? 물어보니, 그건 지금이니까 괜찮아, 라고만 대답합니다. 

아자미의 부모는 선생님이 어떻게든 해 주겠지만, 오쿠다는 여전히 히죽히죽거리며 우리를 쳐다봅니다. 

그 시선이 조금 신경쓰였습니다. 제 쪽은 보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시선의 끝은, 아자미? 아자미를 보고 있어?

섬뜩합니다.



[8/2 맑음]


선생님은 아자미의 부모에게 인형을 주었습니다. 아자미의 부모는 그 인형을 때리게 되었습니다. 

때리는 대상은 아무거나 상관없었던 걸까요. 놀랄 정도로 어이없게 우리들은 해방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진정할 수 없습니다. 

해방된 것을 기뻐하는 건 저와 아자미 뿐일 터입니다. 왜 오쿠다까지 기뻐하는 걸까요. 

아자미의 부모가 우리를 때리지 않고 인형을 때리고 있는 것을 멀리서 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웃음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곧장 방으로 틀어박혔습니다. 맞는 것에서 해방됐는데,  우리들은 별로 기쁘지 않았습니다.

배의 상처가 다시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8/5 맑음]


아자미가 사라졌습니다. 제가 「작업」을 끝내고 방으로 돌아오자, 이미 그 모습은 없었습니다. 

오쿠다도 없어졌습니다. 아자미와 오쿠다가 동시에 사라졌습니다. 오쿠다가 아자미를 데리고 가버린 겁니다. 

저는 두 사람을 찾아봤습니다. 제가 갈 수 있는 장소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 범위를 넘어 도망쳤다면,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오쿠다에게 있어, 아자미의 부모는 아자미를 빼앗는 것에 방해되는 존재였던 걸까요. 그것이 지금은 없어졌으니까. 

저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저주했습니다. 오쿠다가 아자미를 노리는 건 알고 있었는데. 내가 좀 더 주의했더라면……!

아자미, 어디에 있어?

 


[8/7 맑음]


오늘은 엄마가 면회에 와주었습니다. 아자미를 소개하고 싶었는데 아직 찾아내지 못해서 소개 할 수 없었습니다. 

근황 얘기는 했지만 결국 아자미에 대해선 말할 수 없었습니다. 엄마도 근황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저를 찾아와준 사람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와타베 라는 여자인 것 같지만 저는 그 사람을 모릅니다. 

엄마도 모르는 모양입니다. 와타베 씨는 제가 집에 없는 것을 알고 돌아갔다고 합니다. 

엄마가 돌아간 뒤, 저는 또 아자미를 찾아봤습니다. 그 때도 왜인지 와타베 라는 이름이 머릿속에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누구일까요. 



[8/8 맑음]


와타베 라는 사람도 신경쓰이지만, 저는 지금 그 이상으로 아자미의 행방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오쿠다가 제가 갈 수 없는 장소에서 나왔습니다. 혼자였습니다. 저는 「작업」을 중단하고 오쿠다에게 다가갔습니다. 

아자미를 어디에 숨겼어? 하고 물어도 오쿠다는 평소와 같이 불쾌한 웃음 소리를 내며 대답해 주지 않습니다. 

몇 번이고 물어봐도 오쿠다는 웃으면서 「갖다 버렸어」라고 대답합니다. 저는 이 때 이미 울고 있었습니다. 

울면서 오쿠다에게 아자미의 행방을 물어봤지만, 다시 한번「갖다 버렸어」라고 대답한 뒤 계속 웃었습니다. 

저는 아자미의 무사를 바라며 찾아 다녔습니다. 갈 수 있는 곳 전부를 찾았습니다. 필사적으로 찾아 다녔습니다. 

같이 있자고 약속한 뒤로, 손으로 꼽을 만큼의 날이 지났습니다. 약속했는데. 계속 함께하자고 말했는데. 

……아자미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8/9 맑음]


정원에 앉아 요 며칠간 일어난 일을 생각했습니다. 아자미. 아자미의 부모. 오쿠다. 와타베 씨.

왜 그 녀석에게 오쿠다라는 이름을 붙인 걸까? 와타베 씨는 누구? 그리고, 아자미는 어디로 가버린 거야?

그런 것들이 머릿속을 빙빙 돌았습니다. 하릴없이 정원에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생각했습니다. 

문득, 땅을 파고 있는 아저씨가 눈에 띄었습니다. 묘한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뭘까, 하고 생각하며 다가갔습니다. 

다가가 보고 나서 깨달았습니다. 아저씨, 평소랑 파고 있는 위치가 다르다. 신경 쓰여서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평소 파는 곳을 뺏겨버렸다고. 그 장소는 확실히 부자연스럽게 파낸 흔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귀신에 홀린 듯 파냈습니다. 손이 진흙 투성이가 되도록 파냈습니다. 거기서 찾아낸 것입니다. 아자미를. 

진흙 범벅이 된 아자미가, 토막토막이 된 아자미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마음은 더 이상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자미는 이제 말을 걸어도 아무런 대답해 주지 않습니다. 

저는 아자미의 머리를 갖고 돌아가, 끌어안았습니다. 이런 모습이 되다니. 미안해. 아무것도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약속은 지킬게. 아자미, 내가 항상 같이 있어 줄게. 약속 했는걸. 언제나 함께야.

아자미가 웃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4절「재림(再臨)」



[8/10 비]


아자미를 이런 꼴로 만든 오쿠다. 오쿠다의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기분 나쁜 웃음소리.

저는 옥상에 올라, 출입금지 울타리를 넘어서 급수탑(給水塔)에 올라갔습니다. 조금이라도 하늘에 닿고 싶었습니다.

선생님들이 달려오기 까지 몇 분간, 저는 계속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아자미는 하늘에 있니? 아니면……

침대 밑에 숨겨놓은 아자미의 머리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습니다. 몸을 잃은 아자미. 친구를 잃은 나. 

오쿠다. 용서 못해.



[8/12 맑음]


아자미와 놀지 못해 한가한 시간, 나는 왜 이 병원에 있는 거지? 같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이런식으로 가끔씩 멍해져 버려서 일까요. 배를 왜 다쳤는지 몰라서 인 걸까요.

전에 있던 병원에서, 눈을 뜨기 전의 기억이 없으니까? 그 때 의사 선생님한테 받은 질문, 뭐였지…….

「왜 배에 상처가 났는지 알고 있지?」 기억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자신이 뭘했었는 지, 기억해?」기억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너의 이름은?」기억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남에게 상처를 입힌 적은?」기억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살인자는 나쁘다고 생각하니?」기억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물어본 것 같은데, 어떤 것도 대답할 수 없었던가. 하지만 그건 지금도 똑같다.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8/15 흐림]


계속 구름을 보고 있었습니다. 왜인지 오쿠다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아자미가 그런 꼴이 된 뒤로, 오쿠다를 머릿속에서 떨쳐낼 수 없습니다. 무척 불쾌합니다.

이 답답한 기분은 뭘까요. 오쿠다의 존재가 너무 미워서 견딜 수 없습니다.

사라져 줬으면…….



[8/16 맑음]


왜 나는 망가진 급수탑의 자물쇠를 갖고 있는 걸까?

오쿠다, 어서 내 앞에서 사라져!

그러지 않으면 나는……!



[8/18 맑음]


내 안에 무언가가 내려왔다. 휘청휘청 하고 복도를 걷고 있던 때, 저는 그리 생각했습니다.

선생님들이 옥상으로 달려갑니다. 수돗가에서 항상 물을 바라보는 오빠가 말을 걸었습니다. 

「저기, 왠지 물이 잘 안 나오는데…」저는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금방 고쳐진다는 것도. 

조금 기다리면 곧 원래대로 돌아올거에요, 라 말하고 저는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침대 밑에 둔 아자미의 옆에 부숴진 자물쇠가 놓여있습니다. 아자미, 오쿠다가 한 짓은 이제 정리했어. 

내가 뭔가 중얼거린다. 무의식적으로 말이 나왔습니다. 나는 벌레가 아냐. 나는 벌레가 아냐. 나는, 벌레가, 아냐.

더 이상 벌레로 돌아가지 않아.



[8/19 맑음]


저는「작업」도중, 꽃을 피우고 싶어졌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매듭으로써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엉겅퀴(薊, 아자미). 엉겅퀴 꽃이 좋겠어. 지금은 철이 아니지만, 나는 그 꽃을 피우게 해야만 한다. 다시 태어난 증거로.

아자미와 같은 이름의 꽃, 아자미(薊). 씨앗은… 있을려나? 저는 엉겅퀴의 씨를 찾아 헤맸습니다. 

정신을 차리자 저는 모르는 곳에 있었습니다.「밖」에 나와버린 것을 깨닫는 데에 몇 분 걸렸습니다.

모르는 소년이 가만히 저를 쳐다봤습니다. 저도 그 소년을 쳐다봤습니다. 무언가를 떠올릴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이 저를 데리러 왔습니다. 뭐 하고 있니? 엉겅퀴 꽃을 피우고 싶어요. 씨를 찾고 있어요.

그깟 잡초 봄이 되면 가만히 둬도 피어난단다. 저는 그 말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잡초처럼, 나는 봄에 엉겅퀴 꽃이 피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다시 태어났다. 나 자신이 할 일은 이제 없는 거구나. 

새로운 내가, 이곳에 있어.



[8/20 맑음]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새로운 저의 얘기를 엄마는 가만히 들어주었습니다. 

얘기가 끝나자 엄마는 말했습니다. 와타베 씨에게 들은 말이 있다, 고. 그리고 그것은 엄마의 의견이기도 하다고. 

「인터넷에 접속해」저는 전화가 끝난 뒤에도 그 말을 곱씹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접속해. 

저는 일기를 붙여 처음부터 습관적으로 일기를 서버에 업로드 했습니다. 

왜 그런 일을 하는지, 또 왜 자신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지는 모릅니다. 아마도 기억을 잃기 전, 저는 같은 일을 했던 거겠죠. 

하지만 그건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상태이기도 했습니다.「인터넷에 접속해」라는 말에서 그것을 떠올렸습니다. 

저는「즐겨찾기」에 마우스 커서를 올렸습니다.

갑자기 오른쪽에 파일이 열립니다. 제일 위에 있던 그것은,「희망의 세계」. 

그리운 듯한, 슬픈 듯한, 그런 감정이 저를 덮쳤습니다.

그 글자를 클릭했습니다. 화면에「희망의 세계」가 퍼져갑니다. 돌아왔다. 나는 새롭게 되어, 돌아왔다. 

한줄기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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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의 세계 드디어 시작이네요.

카이저 소제의 일기와 사키의 일기로 나뉘어져있는데

우선은 사키의 일기부터 쭉 번역할 생각입니다.


이번에도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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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ne_pl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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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탕 2013.08.20 19: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헐.. 빛과 그림자의 세계 카이저 소제 일기가 먼저인줄알았는데 상하구분이없는거였네요..
    근데 생각보다 하드한게나오네옄ㅋ 와타베는 와타나베겠져?? 이름이 바뀐건지 가명쓴건지..
    다음편 기대되여

    • One_plz 2013.09.13 01: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굳이 따지자면 사키의 일기가 먼저 나올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카이저 일기 보고나서 사키의 일기를 보면 이미 알고서 보는 부분들이 꽤 되니까요

      번역할 때는 저도 둘다 먼저랄게 없이 써진거려니 해서
      기왕이면 사키의 일기 먼저 번역해보자는 생각에 했던건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사키의 일기를 먼저 번역한 게 정답이었음 (....)

  2. ... 2017.02.05 0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기를 보고 기억을 되찾은 거려나요..
    절망의 세계가 아닌 희망의 세계의 이야기라면 사키로서 살아나는 것이려나요?
    계속 읽어봐야겠네요.
    번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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