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앞서 읽어주세요.


-2ch 오컬트판에 있었다고 하는 꽤 유명한 글입니다.
-가급적이면 미성년자의 무분별한 열람을 삼가해달라고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지인분이 언급하시길래 어찌저찌 하다가 제가 번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타 및 어색한 표현 지적 환영합니다.
-내용이 꽤 많아서 한동안 이것만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아닐 수도 있고.
-절망의 세계 시리즈는 내용상 문제시 되는 부분이 많으니 퍼가지 말아주세요. 
-모든 글이 그렇지만, 모바일 보다는 PC쪽이 좀 더 정갈하게 보이는 점 양해바랍니다.










절망의 세계
-나(僕)의 일기-
<허상편>  

장「희망 

안녕, 나.






제29주「결전(決戦)


[5월 24일(월) 비]

 

새로운「희망의 세계」. 채팅에서 3명이 사이 좋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엔도마메」씨와「TOMO」씨가 왜 없는지는 두 사람 에게도 설명했습니다.

「살인 의뢰 게시판」의 의혹 이래, 사이가 나빠져 그대로 멀어지게 됐다, 는 일로 해두었습니다.

「나기사」씨가「쓸쓸하네. sakky, 우리들은 계속 같이 지내는 거지? 떨어지지 말기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즐거운 대화 도중, 계속 anonymity에 대한 일이 머릿속에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녀석은 뭐 하는 사람이고, 목적은 뭐지?

이 문제가 해결되면, 이제 겨우 자유로워질 수 있다. 「희망의 세계」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 

anonymity, 나는 싸울 거야. 

최종 결전이다.

 


[5월 25일(화) 맑음]


anonymity……. 이 녀석의 정체를 생각하자, 무척 꺼림칙한 가설만이 머릿속을 스칩니다. 

엔도 토모히사. 카이저 소제. 그 녀석들과 연관되어 싸운 탓에, 저는 사람을 의심하도록 되어버렸습니다. 

anonymity는 NSC가 사라진 뒤, 내게 메일을 보냈다. 그러니 NSC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망친 sakky를 쫓을 정도로 한가한 녀석이 있는 건가? 그렇다면 단순히 sakky가 도망친 행위 자체를 비난할 터. 

녀석은, 타케시를 죽인 것에 집착하고 있다. 실제로 죽인 것은 엔도 토모히사지만, 내가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거기에,「도망쳐도 소용 없어」라는 표현.「희망의 세계」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소리?

그렇게 된다면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의혹이 사라지지 않는다. 

「나기사」씨인가,「미키」군인가.



[5월 26일(수) 흐림]


확인할 방법은, 있다. 아주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 

이것은 카이저 소제가 롤로 토마시 였던 것을 확인한 방법과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사람에게 메일을 보내면 된다. ICQ를 써야 될 지도 모르지만, 아닐 경우가 성가시다.

채팅의 흐름을 중단하게 된다. 채팅 중엔 조심하자. 메일로 보내고 간격을 두는 편이 좋다. 

단 한마디「anonymity?」라고만 쓰고, 두 사람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제대로 발송인은「sakky」로 해두었다.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는 두 사람과 채팅을 하고 있습니다. 내일이 되면 무언가의 반응을 해줄 터. 

anonymity를 모른다면「뭐야 이거」같은 소릴 할 것이고, 본인 이라면……「들켰다」고 생각하겠지. 

어쩌면 나는 동료를 의심하는 쓰레기 같은 녀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인하지 않고선 있을 수 없다. 어쩔 수 없다고. 

둘 다 메일을 보고 「뭐야 이거」라고 말하길 바란다. 이 이상 배신자를 보고 싶지 않아. 부탁이니까.

나를, 배신하지 말아줘!

 


[5월 27일(목) 비]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저의 예상은 맞아버렸습니다. 

ICQ에 메시지가 들어왔습니다.「잘도 눈치채셨네요.」라는 한마디뿐. …………「미키」군 이었습니다. 

오늘「미키」군은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았습니다.「나기사」씨와 단 둘이 채팅. 왠지 쓸쓸합니다.

「미키」군, 네가 anonymity 였다니. 또 믿었던 한 사람에게 배신당했습니다. 고독해져 가는 나.

「희망의 세계」가 사라져 간다. 더 이상 회복할 방법은 없는 건가? 새로운 세계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

이대로라면 「나기사」씨와 둘만 남게 돼버려. 「나기사」씨는 계속 같이 있어준다고 말해주었다. 

나도「나기사」씨를 배신하지 않아. 내가 배신할 때, 그것은 「희망의 세계」가 끝난다는 것. 

「미키」군과는 찬찬히 얘기를 해야만 한다. 왜 anonymity같은 이름을 썼는지. 왜 타케시에 집착하는지.

…왠지, 슬픈걸.

 


[5월 28일(금) 흐림]

 

「미키」군 쪽에서 말을 걸어왔습니다.「이렇게 얘기할 수 있게 돼서 기뻐요. 물어보고 싶은 게 있거든요.」

「나도 미키군에게 묻고  싶은 게 잔뜩 있어….」저는 슬픈 기분인 채로 배신자인「미키」군에게 대답을 했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먼저 물어보세요.」라며 여유로운 태도를 보입니다. 그럼 물어보도록 하지「미키」군.

「왜 anonymity같은 이름을 써서 익명 메일을 보낸 거야?」. 우선 가장 묻고 싶었던 일입니다.

「그건 sakky씨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지 않나요?」 ………무슨 소릴 하고 싶은지는 알고 있다고. 

「내가 타케시 씨를 죽였다고 생각하는 거지? 근데 있지, 내가 한 거 아니야. 아무리 의심하더라도, 이건 사실이야.」

정말로, 이것만은 사실이다. 계기를 만든 건 확실히 나다. 하지만 실행범은 엔도 토모히사라고.

「그럼 누가 죽인 거죠?」…………이 질문엔 이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다. 「얘기하자면 엄청 길어질 거야.」

「그렇군요.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그럼 내일 봐요.」그리 말하며「미키」군은 접속을 끊었습니다. 

아직 날 의심하는 거겠지. 이것만은 어쩔 수 없다. 내일 시간을 들여서 차근차근 설명할 수 밖에 없겠는걸.

오늘은 짧은 대화였지만 정신적으로 꽤나 지쳐버렸습니다. 엔도 토모히사의 때와는 달리 「미키」군은 그대로여서 일까.

배신당하는 것은, 괴롭다.

 


[5월 29일(토) 흐림]

 

오늘도「미키」군은 접속해 있었습니다. 제 쪽에서 말을 걸었습니다.「어제 했던 얘기 말인데……….」

「뭐죠?」하고 말하는「미키」군. 묻고 싶은 건 아직 산더미만큼 있다. 하지만 이것만은 들어두지 않으면 안 된다.

「너 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아무 이유도 없이 타케시 씨에게 집착한다곤 생각할 수 없다. 분명 사정이 있을 터. 

「…누가 타케시 씨를 죽였는가, 에 대한 얘기는 아니네요. 뭐 괜찮겠죠. 제가 누구인지 알고 싶나요?」

「알고 싶은 게 당연하잖아.」타케시 씨의 이야기, 잊지는 않았다. 지금은 어서 정체를 알고 싶을 뿐.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만나도록 하죠. 거기서 자세한 얘기도 들려주세요.」

……정말이냐!? 너무 갑작스럽다고!! 왜 갑자기 만나잔 소리를… 뭔가 꿍꿍이라도 있는 건가!?

「대답이 없는 것 같은데요, 뭔가 난처한 일이라도?」……… 어쩌지. 내 정체까지 들켜버리게 된다.

아니, 여기선 나가야 한다. 상대의 정체를 확인하지 않는 한 얘기할 수도 없어. 언젠가는 닥칠 일이었다고.

「괜찮아. 나, 만나러 갈게. 장소랑 시간은 어떻게 할까?」…「미키」군은 우리집 근처에 있는 역을 지정했습니다. 

「내일, 기대하고 있을게요」라는 말을 남기고 「미키」군은 접속을 끊었습니다. 내일, 인가.

저는 얼굴을 맞대고 만날 생각은 없습니다. 멀리 떨어져서 약속 장소 부근을 지켜 보면서「미키」군의 정체를 본다.

방금 얘기에서 알게 된 거지만, 아마도「미키」군은 제가 아는 사람입니다.

굳이 우리집 근처에 있는 곳을 약속 장소로 정한 것은 내가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기 때문.

sakky의 정체까지 알고 있는지는 모른다. 내일은 세심히 주의를 기울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승부처입니다.

 


[5월 30일(일) 흐림]

 

이상합니다. 약속 시간, 그 곳에는 제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마음 먹고 저도 모습을 드러냈지만 아무도 말을 걸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 거야.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시간만 보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찝찝한 기분인 채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인터넷에 들어가자「미키」군에게서「왜 안 나오셨어요」하고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 사람은. 나는 확실히 나갔다고. 그쪽이 안 나온 거잖아.

 「나, 확실히 갔었어! 미키 군이야 말로 안 나왔잖아!」그렇게 대답해주었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내일 다시 같은 장소에서 만나죠.」

에? 어떤 반론이 돌아오나 했더니, 꽤나 가볍게 넘어간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약속 시간은 저녁이 되었지만, 거의 오늘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뭔가 다른 일이라도?」……저는「괜찮아, 이번에야 말로 보자. 그럼 내일 봐」하고 대답해두었습니다. 

인터넷을 나온 뒤에도,「미키」군의 담담한 태도가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어떻게 그리 아무렇지 않게 굴지?

오랫동안 생각한 끝에,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오늘의 엇갈림은, 저쪽의 계획대로였다.

즉,「미키」군도 나와 마찬가지로 멀리서 보고 저를 확인할 셈이었다. 

내일, 같은 장소에서 오늘 봤던 사람을 sakky라고 예측할 셈이겠죠. 그렇다고 한다면…「미키」군은 나를 모른다?

모르고 있으니까 이런 번잡한 수를 쓰는 건가 뭐야, 예상도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그럼 내 정체가 들킨다 해도 그리 커다란 데미지는 없을지도 모른다. 내일은 직접 만나볼까. 

……뭔가 중요한 일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제30주「주박(呪縛)


[5월 31일(월) 흐림]


오늘이야말로「미키」군의 정체를 밝혀 내주마. 그렇게 마음먹고 결전의 장소로 향해갔습니다. 

직접 만나기로 결의했을 텐데. 내 정체를 밝힐 각오로 있었는데………………… 나갈 수 없다.

부모에게 제지 당했습니다.「더 이상 밖에 어슬렁거리지마…」라고. 뭐야 그런 말투. 그러면 마치…

내가 밖에 다니는 것이 수치, 같다는 말투잖아.

석연치 못한 채 물러서버렸습니다. 반항해서라도 나갔어야 했는진 모르겠다.

왠지 반항 할 기분이 들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나는 마음 속 어딘가에서 안심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

「미키」군과 만나지 않아도 돼, 하고. ……그럴 리 없다. 나 또한「미키」군의 정체가 알고 싶은데. 

그럼 어째서 억지로라도 나가지 않는거야. 망할! 자신의 속을 모르다니! 뭐야 이 느낌은!

밤이 되어 인터넷에 접속하자 「미키」군에게서「오늘, 확실히 나왔어요?」하고 메시지가 와있습니다.

「미안, 못 나갔어……. 앞으로 조금 무리일지도.」……밖에 할 말이 없다.

「왜죠?」………대답할 수 없다.「미키」군의 정체도 모르는데 전부 털어놓을 수 없다고. 

만나고 싶은데 행동으로 옮길 수 없다. 대답하고 싶은데 말이 나오지 않는다. 영문을 모르겠어. 

나는 어떻게 돼버린 거야.

 


[6월 1일(화) 맑음]

 

저는 이상해진 걸까요. 부모는 여전히 달관해버린 듯한 눈으로 저를 봅니다. 

인터넷에 접속해도 이상한 기분이 가시지 않는다. 

「미키」군에게서 메시지가 옵니다.「어제의 질문에 대답해주세요」

어제의 질문? 왜 만날 수 없냐고 했던거? 그런 거 나도 모르니까 답할 수 없어.

「저기 저기, 그런 것보다 채팅 하자아」갑자기 채팅이 하고 싶어집니다. 

「알겠습니다. 지금은 이걸로 괜찮지만 언젠가는 대답해 주셔야겠습니다.」뭐야「미키」군도 채팅하고 싶었구나.

「나기사」씨와「미키」군과의 즐거운 채팅.「우리들 계속 같이 지내자!」하고 말하는 sakky.「응!」하고 대답하는 나기사 씨.

「미키」군은 조용한 그대로다. 「미키」군 왜 그래? 「미키」군?「미키」군?「미키」군? 미키

그러고 보니「미키(三木)」는 뭐라고 읽는 걸까. 

「三」은 「상」이라 읽고「木」은 「키」라고 읽는다.「상」은「사」로 생략.

사키? 



[6월 2일(수) 맑음]

 

오늘도「미키(三木)」군에게 메시지가 옵니다.「아직도 만나지 못하는 이유는 대답할 수 없나요?」

사키? 사키 인거냐? 너는 죽었잖아. 살아있어? 날 만나고 싶다면 집으로 오라구.

「집으로 와. 나, 기다릴게.」사키, 널 위해 sakky는 살아있어. 언제든지 돌아와.

「집으로요? 저는 상관없지만…… 정말로 갑니다?」이것 봐 역시 사키다. 내가 사는 집을 알고 있는 걸. 

「언제든 괜찮아! 기다릴 테니까!」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는데 시간 따위 정할 필요 없으니 말야.

「알겠습니다. 내일 들리겠습니다. 확실히 집 앞에 나와서 마중해주세요.」그렇게나 내가 맞아주길 바라는 거니?

내일 사키를 만난다. 사키는 살아있던 거구나. 어라? 그럼 지금은 어디에 있는거지?

「저기 저기, 지금, 어디에 있어?」지금 당장이라도 돌아오면 될 텐데. ……………「제 집이요.」

????



[6월 3일(목) 흐림]

 

닫아둔 커튼의 가장자리에서 밖을 내다봤습니다. 사키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는 겁니다. 

사키, 자기 집에 돌아오는 것 뿐이니까 마중은 필요 없지? 돌아오면 내가 문을 열어줄게. 

문을 열면 눈 앞에는 사키가. 감동의 재회. 나는 그걸 하고 싶다. 마중을 나가면 이건 할 수 없습니다. 

밖을 보자 다양한 사람이 길을 지나갑니다. 하교중인 초등학생. 산책중인 노인. 모르는 누나. 젊은 남자. ……

사키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밤이 되어도 집에 노크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아. 어떻게 된 거야?

문득, 어제의 말이 떠올랐습니다.「어디에 있어?」「제 집이요.」후후후. 몰래 돌아온 거구나. 

저는 집안을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1층의 거실, 화장실, 목욕탕, 2층 화장실, 내 방, 사키의 방.

없습니다. 부모가 저를 봅니다.「뭐 하는 거니?」하고 물어보기에「사키를 찾고 있어」하고 답했습니다. 

부모가 슬픈 듯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왜?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어? 나 뭔가 이상한 일 하고 있나?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찾아 다녔습니다. 

사키. 엄마도 슬퍼하고 있어. 빨리 나와. 벽장 속에, 노트북이 있었습니다.

찾았다! 사키. 이걸 쓰고 있었구나. 후후후후후 숨바꼭질 하고 싶은 건가. 좋아 열심히 찾아주겠어.

기다려어.

 


[6월 4일(금) 맑음]

 

밤까지 찾아도 사키는 찾을 수 없다. 항복이다. 내가 졌어. 사키. 항복할 테니까 나와 줘. 

인터넷에 접속하자 「미키」군의 메시지가 쌓여있었습니다.「집 앞에 나와있었나요?」「대답해 주세요」

「집 앞에는 안 나갔어. 필요 없으니까. 왜냐면 집 어딘지 알고 있잖아?」당연한 소리지.

바로 대답이.「그렇군요. 아무래도 제 정체는 이미 짐작된 모양이네요.」사키지? 빨리 모습을 드러내.

「빨리 만나고 싶다구우.」……「그쪽에서 만날 생각이 있다면. 저는 도망치지 않아요. 더 이상 도망치지 말아주세요.」

이 메시지를 보자마자 머릿속에 꼈던 안개가 맑아지듯 갑자기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더 이상 도망치지 말아주세요」

도망치지 마, 이 글자가 눈에 새겨진다. 나는 요 며칠간 이상했다. 아니, 방금 전까지 확실히 이상했다. 

왜 나는 이상해진 거지? 그리고 어떻게 제정신으로 돌아왔지? 「도망치지 마」. 나는, 도망쳤다?

무엇에게서. 나는 무엇에게서 도망친 거야. …그래. 그 때부터 이상해졌다.

정체를 드러낼 결심을 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런 일은 없었다. 카이저 소제와 만날 땐 스스로 정체를 밝힐 생각 따위 없었다. 

내가 sakky라고 들킨 건 예상 밖의 일. 하지만 이번은 나 자신의 의지로, sakky의 정체를 밝힐 생각이었다. 

현실에서 도망쳤다. 부모에게 외출을 제지 당했단 건 변명이다. 억지로라도 밖을 나가는 건 간단했을 텐데. 

나는 무의식 중에 현실을 보는 것을 부정한 것인가. 그리고 지금, 그것을 지적당해 겨우 인식할 수 있었다. 

왜 현실에서 도망친 걸까. 나 자신이 미쳐버린 것을 깨닫지 못했다던가? 그런 바보 같은!

사키와 만나지 않으면. 현실을 확실히 바라보는 거다. 그래. 사키를,「미키(三木)」군을 만나면 확실해진다. 

이제, 도망치지 않아. 



[6월 5일(토) 흐림]

 

사키가 이렇게나 멀리 돌아서면서 까지 내게 접촉하려는 것은 뭔가 사정이, 이유가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만나면 알게 될 것입니다. 나는 도망치지 않아. 현실을 확실히 인정하고 0qdfxg0qd쿠치아t@4vst@에。q@;tqr:w

아아아아아 또 이상한 기분이 돼버렸다. 왜 현실을 보려고 하면 이상해져 버리는 거야. 정신차려라! 나!

나의 현실. 무의식 중에 부정할 정도로 망가져있는 건가? 나는, 미쳐버린 건가!?

만날 수 없는「미키」군. 집에 있다고 하는「미키(三木)」군.「미키(三木)」군은 사키. 집에 사키는 없다. 요즘 이상해진 나.

인터넷에 연결하면 나타나는 sakky. sakky는 나. 인터넷으로만 만나 본 「미키(三木)」군. 나. sakky.「미키(三木)」군. 사키.

혼란. 나는 혼란하고 있다.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기분. 내가 증발한다. 나는 내가 아닌 건가. 

무슨 소리야! 나는 나다!

벌레라고 불리고, 오쿠다에게 괴롭힘 당하고, 오쿠다를 원망하고, 아라키 씨가 오쿠다를 죽인 것을 목격하고, 숨기고, 

스기사키 선생님에게 오쿠다의 디카를 받고, 육욕적인 기분이 돼서, 사키를 좋아하게 되고, 사키를 범하고, 

다시 학교에 가기 시작해, 와타나베 씨에게 괴롭힘 당하고, 아라키 씨를 괴롭히고, 경찰에 잡혀, 아라키 씨가 체포되고, 

「희망의 세계」를 알게 되고, 토오루의 존재를 알게 되고, 죽이려 하고, 토오루가 오쿠다란 걸 알고, 절망하고, 그리고, 

그리고… 인정하지. 나는 사키와 동반 자살하려 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사키만이 죽었다. 그래, 내가 죽였다고!

사키를 인터넷에서 살아가게 하기 위해, 나는 sakky가 되었다. 타케시 씨와 친해지고, 스기사키 선생님이란 걸 알게 되고, 

고백 받고, 「살인 의뢰 게시판」을 만들고, 스기사키 선생님이 죽고, 처형인을 찾고, 「멸망의 세계」를 발견하고, 

카이저 소제와 만나고, 놓쳐버리고, NSC를 알게 되고, 엔도 토모히사가 진범인 인 것을 알게 되고, 덫을 걸고, 

인터넷에서도 카이저 소제를 놓치고, anonymity가 남고, 그것이「미키(三木)」군 이란 것을 알게 되고, 사키인 것을 깨닫고, 

이 기억, 틀림 없다. 나는, 이와모토 료헤이다!

사키는 살아있었다. 내가 죽이려고 했기 때문에 만나기 힘든 거겠지. 사키의 존재, 확실히 느낀다! 그리고 나는.

나는 이와모토 료헤이. 사키의 저주. 누가 뭐라해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아! 어떠냐! 나는 현실을 인정했다고! 

미쳤다. 그런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는 삶을 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스스로 인정한다. 

정말로 미친 것은 자신이 미쳤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 때의 일이다. 나는, 알고 있다. 자신이 평범한 사람과는 다르다는 것을. 

저는 현실을 받아들였습니다. 


[6월 6일(일) 맑음]

 

인터넷에 접속하자 이미 「미키(三木)」군도 있었습니다. 바로 메시지가 왔습니다.「요즘 접속 잘 안 하네요.」

「조금 마음의 준비 때문에. 이제 괜찮아. 오늘은 차분히 얘기하자.」오늘이야말로 사키와 얘기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이제 겨우 그럴 마음이 되셨군요.」그래 사키. 나는 이제 도망치지 않을 테니까 안심해.

「그럼, 뭐부터 얘기할까? 나(僕)는 궁금한 게 잔뜩 있는데.」 ……「드디어『나(僕)』라고 말해주시네요」

그래 사키, 역시 알고 있었구나. 너도 이제 존댓말 같은 거 쓸 필요 없어.

「나(僕)는 자신을 인정해. 그러니까 사키(三木)도 솔직해져.」……………………「무슨 소릴 하시는 거에요?」

무슨 소리냐니……「빨리 자신에게 솔직해지라고! 얘기를 진전시켜! 나는 어서 만나고 싶다고!」……「에????」

왜 그러는 거야 사키. 「그쪽이야말로무슨소리야사키빨리보고싶어나는너를위해나는좋아한다고나나」

스스로도 동요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제대로 된 문장을 칠 수 없다. 「저는 사키가 아니에요! 읽는 법 틀렸어요!」

틀려? 사키가 아니야? 나는 틀렸었어? 나는 틀렸었어? 나는 틀렸었어? 「그럼 누구야?」

「벌레!」메시지를 본 순간, 저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버렸습니다. 메시지는 계속 됩니다.「벌레 맞지!?」

「어떻게 그 별명을 알고 있어?」그 외에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한 채 답장을 썼습니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역시 벌레구나! 나는 와타나베. 와타나베 미키(美希)야!」

와타나베 씨. 와타나베 미키(美希), 미키(美希), 미키, 미키. 이름을 일부러 잘못 변환 시켜서 닉네임으로 쓴다. 흔한 수법이잖아. 

「왜 와타나베 씨인거야ㅏ」이 메시지를 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이 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일기를 쓰는 지금도 손이 저려온다. 주박상태. 생각하는 것도, 키보드를 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나, 떨고 있어…….



제31주「절규(絶叫)



[6월 7일(월) 비]

 

인터넷에 접속. 무기력한 채로 와타나베 씨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어떻게 나인 걸 알았어?」

「내가 들어오고서 얼마 안됐을 때, 채팅에서 왕따에 대한 얘기 했었지?」

답장을 바라는 것 같지만 저는 문장을 쓸 기분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와 관계 없이 메시지는 계속되었습니다. 

「갓 태어난 햄스터를 실내화 속에 넣어놨다는 말 했었지」그러고 보니 그런 것도 말한 것 같다. 

「여자 화장실에 가방을 널어놓고 소지품 전부 변기에 빠져있었다, 고도 말했었지」그것도 말한 것 같다. 

「도시락에 개 오줌이 뿌려져있었던 일도 말했었어.」그 때의 나는 흥분해서 괴롭힘당한 일에 대해 자세히 떠들고 있었다. 

「아는 사람이 그런 일을 당했다고 말했지만, 햄쨩이란 이름은 당사자들만 아는 일이니까.」

「설마 sakky는 벌레가 아닐까 하고 의심했더니, sakky도 오프모임 나오기 싫다고 하고. 

나는 성별을 속이고 있었으니까 나가기 싫었어. 그래서 있지, sakky도 나오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서 벌레라고 생각한 거야」

나는 스스로 고백하고 있었구나. 「나는 벌레다」라고. 「일단 오늘은 이쯤에서. 내일도 들어와.」

응…….



[6월 8일(화) 흐림]

 

와타나베 씨의 말대로 밤에 인터넷에 접속했습니다. 와타나베 씨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가 희망의 세계를 알게 된 건 말이지」「학교 컴퓨터 책상에 주소가 써있었어. 누가 쓴 건진 모르겠지만. 벌레가 한 거야?」

!? …아마 그건 오쿠다다. 그렇지 않으면 스키사키 선생님이나. 뭐가 어떻든 와타나베 씨는 오게끔 되었던가. 

「내가 아냐」무기력 상태는 계속됩니다. 메시지에 긴 문장을 치는 것도 싫어진다. 

「그래. 어쨌든 난 그 일로 여기에 왔어. 맨 처음엔 학교에서. 그 뒤엔 집에서. 인터넷은 처음이라서 즐거웠어.」

그렇다. 「희망의 세계」는 무척 멋진 곳이야. 멋진 곳이었다고. 즐거운 곳이었다.

「난 말이지」일부러 한 문장을 잘라 강조하며 말합니다.「더 이상 친구는 없게 됐어. 왜 인지는 알지?」

왕따가 돼버려서, 구나. 원한은 품지 말라고. 그렇게 된 건 자업자득이잖아. 

「그래서 있지, 친구가 생겨서 기뻤어…….」묘하게 쓸쓸함을 느꼈습니다. 나는 동정하는 건가?

「야 뭔가 말 좀 해봐」내게 뭘 말하라고? 또 나를 괴롭힐 생각이야? 그만해! 나는 옛날의 내가 아니라고!

「와타나베 씨 '불쌍해'」조금 틈을 두고 답장이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으니까」

뭐냐구우. 



[6월 9일(수) 비]

 

인터넷에 접속하자 곧바로 와타나베 씨가 보낸 메시지가 있었습니다.「묻고 싶은 건 타케시 씨에 대한 일」

「그게 뭐?」와타나베 씨도「타케시」가 스기사키 선생님이란 걸 알고 있지? 이제 와서 뭘 물으려는 거야.

「정말로, 타케시 씨는 스기사키 선생님이야?」왜 그런 당연한 얘길 묻는 거야.「그래.」

「확실해? 그렇다고 한다면 이상하다구. 타케시 씨는 내가 오기 전부터 『희망의 세계』에 있었지?」

확실히 내가 맨 처음에 로그를 봤을 때에도 보였다.「있었어.」틀림없이 있었다.「그렇다면 역시 이상해.」「그러니까 뭐가」

「스기사키 선생님, 수업중에 『요즘 컴퓨터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었지. 『시작했다』고. 넌 모르겠지만. 

그거, 2월에 한 얘기야. 나도 컴퓨터 건들기 시작한 때였으니까 기억하고 있어. 하지만, 그 때 이미 타케시 씨는 있었어. 

컴퓨터 시작하는 시기에 거짓말 할 필요는 없잖아? 그렇다고 하면, 그때 있던 타케시는 누구야?」

몰라. 난 모른다고.「타케시」씨는 스기사키 선생님이 틀림 없어! 실제로 보기도 했고, 신문에도 실렸었다. 

「스기사키 선생님, 이젠 없으니까 너한테 물을 수 밖에 없지.……… 그것까지 네가 연기한 거야?」

「내가 아냐!」내가 아냐. 내가 아냐. 와타나베 씨, 그래서 타케시에 집착하고 있었던 건가. 하지만, 내가 아니라고.

「그래. 알았어. 내일 또 보자」와타나베 씨. 왜 항상 그런 식으로 얘기를 빨리 끝내버리는 거야. 내팽개쳐지는 기분이다. 

그런 게 아니다. 경원시 하는 것 같은, 더러운 것을 피하는 듯한, 바보는 가까이 오지 말라고 말하는 듯한, 

차에 찌부러진 쥐를 지나가는 듯한, 손으로 으깨 묻어버린 벌레의 즙을 필사적으로 씻는 듯한, 도망치는 듯한,

그런 느낌이.

 


[6월 10일(목) 맑음]

 

와타나베 씨는 오늘도 인터넷에 접속해있다. 나도 와타나베 씨의 말대로 접속해있다. 

「나기사」씨에게 온 메시지가 있었습니다.「요즘 채팅 안 오던데 무슨 일 있어? 미키 군도 안 오고…」

와타나베 씨에게「오늘은 채팅 하면서 얘기하자」고 보냈습니다.「『나기사』씨의 메시지구나? 나한테도 왔어」

채팅에서 평소처럼 대화했습니다. 왠지 별로 즐겁지 않았습니다. 

sakky도,「미키」군도, 그저 연기하고 있을 뿐. 그리 생각하자 슬퍼집니다. 아무것도 모르는「나기사」씨가 눈부시다.

갑자기 와타나베 씨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스기사키 선생님을 죽인 사람은 아직 체포되지 않았네.」

엔도 토모히사라고. 내가 아냐. 어제도 그렇다. 와타나베 씨, 나를 의심하고 있어! 내가아냐내가아냐내가아냐내가아냐

「네가 죽인 거지」아냐아냐아냐아냐아냐아냐아냐「아냐! 나는 죽이지 않았어!」「그럼 누가 죽였는데?」

「TOMO랑엔도마메라고그두사람동일인물이었다고엔도토모히사란녀석이라고그녀석이했다고!」

채팅에선「나기사」씨의 얘기가 이어지고 있다. sakky와「미키」군이 아수라장에 빠진 것도 모르고. 

「즉, 그 엔도 토모히사가 범인이란 거야? 네가 아닌 거지? 벌레는 관계 없단 소리?」

살인 의뢰 게시판은 만들었다. 하지만 그 뿐이라고. 죽인 건 엔도 토모히사라고. 나쁜 건 그 녀석이라고. 

모든 것을 설명하기엔 시간이 너무 걸린다. 어쨌든 내가 아니라고.「내가 아냐. 믿어줘, 와타나베 씨!」

「저(私)는 나쁘지 않아요」정신 차리자 채팅에 쓰고 있었습니다.「나기사」씨가「sakky 왜 그래?」하고 묻는다. 

「미키」군이 「죄송해요. 오늘은 조금 피곤해서 먼저 자러 갑니다. 안녕히 주무세요.」라 말하고 나갔다. 

도망치지 말라고 와타나베 씨. 뭔가 말 좀 해. '믿는다'는 한 마디면 된다고. 의심한 채로 가지 말라고!!

「sakky, 고민이 있으면 들어줄게. 언제든지 말해줘.」라는 말을 남긴「나기사」씨도 나갔다. 

나는 지금 혼자다. 내일도 와타나베 씨는 인터넷에 접속해 줄까. 나는, 나는 잘못 없다고 한번 더 말해야지. 

남겨진 저는 무딘 빛을 뿜는 화면을 향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해 중얼거렸습니다. 

저는 잘못 없어요.

저는 잘못 없어요.

저는 잘못 없어요.

저는 잘못 없어요.

저는 잘못 없어요.

저는 잘못 없어요.

저는 잘못 없어요.

저는 잘못 없어요.



[6월 11일(금) 흐림]

 

와타나베 씨. 와타나베 씨. 와타나베씨와타나베씨와타나베씨와타나베씨와타나베 씨. 오늘도 접속해 줄 거지? 그치? 그치? 그치?

오늘은 계속 와타나베 씨가 인터넷에 접속해 줄 것인지에 대해 계속 걱정했습니다. 항상 밤에만 접속하는「미키」군.

생각해보면 평일은 학교에 가야 하니 점심에 없는 것이 당연한가. 오늘은 밤에도 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밤이 되는 것이 기다려졌다. 일찍 접속해서 계속 와타나베 씨를 기다렸다. 와타나베 씨는 와 주었다!

설명을. 길어져도 상관없으니까 설명 하게 해줘. 나쁜 건 엔도 토모히사. 나는 잘못 없다고. 나는, 잘못 없으니까. 

「어제 얘기 말인데. 길어져도 설명할게. 나는 잘못 없다는 얘기.」드디어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제 됐어.」와타나베 씨는 그런 답장을 보냈습니다.「그럼 날 믿어주는 거지?」그런 거지?

「믿어? 그럴 리가 없잖아」그럼 뭐냐고! 왜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 거야! 단정짓지 말라고오!

「내가 성별을 속인 건, 다른 자신이 되고 싶었으니까. 왕따 당하는 자신을 잊고 싶었어.」

자기 얘기만 하고! 내 얘기도 들어줘. 들으라고. 그리 전하려고 해도, 저쪽에서 보내오는 일방적인 메시지가 빠르다. 

「anonymity라는 이름으로 익명 메일을 보낸 이유는 이제 알겠지? 스기사키 선생님의 일로 네가 수상했으니까.」

그러니까 그 혐의를 해명하려고 하고 있잖아! 하지만 곧바로 메시지가 온다.「뒷얘긴 내일 하자」

또 그거다. 왜 항상 항상 자기 얘기만 하고 도망치는거냐고오.「왜 맨날 곧바로 도망치는 거야!」

잠시간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몇 분 뒤 도착한 메시지에는 이렇게 써있었습니다.「네가,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섭다고? 그건 나를 살인자라고 생각하니까 그렇지. 그 오해를 풀어줄게. 그러니까 내 얘기를. 

「내말을들어들어들어드러나잘못없으니까들어들어들어어나는나나ㄴㄴㅏㅏ나ㅏ드ㅡㄹ러ㅓㅓㅓㅓj」

서둘러서 타이핑하자 이상한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한동안 기다려도 답장이 오지 않습니다. 인터넷을 끊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직접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상대는 와타나베 씨인 걸 알고 있으니까. 전화. 내일 전화하자.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저녁엔 집에 들어갈 터. 전화하겠어얘기wjsghk할거야해야지wjsk한다wjsghk

wjjsghkkgksekkkkkk



[6월 12일(토) 맑음]


학교도 끝났을 저녁 시간. 특히 아무 할일 없는 학생은 돌아갈 시간. 저는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메모를 보고 전화번호를 확인하자 긴장되었습니다. 주소록에서 와타나베 미키 씨의 전화번호를 알아봐 두었습니다. 

거기서 처음으로 주소를 알게 되었지만, 저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같은 통학 구역내라서 그런가. 

첫마디는 뭐라 하면 좋을까. 「오랜만이네」가 좋을까.「내 얘기 좀 들어줘」가 좋을까.

전화번호를 하나 하나 천천히 확인해가며 눌러 삣삣하는 소리가 들려서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을 깨물었습니다. 

수화기를 벽에 문질러 벽이 긁히는 것을 보며 즐기고 있자 방금 물었던 손가락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파아파하고 소리치며 피를 빨아 와타나베 씨에게 전화하는 것을 떠올리고 다시 수화기를 들어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전부 누르기 전에 수화기를 입에 넣어 침을 늘어뜨리며 혀로 번호를 누를 수 있을 지 실험해보고 실패했습니다. 

전화하는 것보다 텔레파시를 보내는 편이 빠를 거란 생각에 염력을 보내 안되는 듯 해서 피곤해져서 밤까지 누워버렸습니다. 


결국 전화할 수 없었던 것을 깨닫게 된 것은 밤에 인터넷에 접속한 뒤였습니다. 

「내일 자세한 얘기를 들려주셔야 겠어요」하고 와타나베 씨에게 메시지가 와있었습니다. 오늘은 들어오지 않는 듯 합니다. 

전화, 못했다. 전화하려고 하자 왠지 의미불명한 행동을 해버린다. 최면술에라도 걸린 것처럼. 

나는,  와타나베 씨에게, 전화하는 것을, 허용되지 않는 건가? 오늘의 행동을 떠올리면 스스로도 오싹해진다. 

미쳤다. 그런 이상한 행동을 하다니, 내가 미친 것 같잖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냐절대아냐나는미치지않았어확실히평범하진않아도나는그것을인정했으니까괜찮을터

망할왜전화할수없는거냐고전화하려는것뿐인데나는이상해져버려왜냐왜냐왜냐왜냐


현실과 마주하려 할 때마다, 미쳐버린다. 인터넷 너머로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아무런 억제를 할수 없다.

나는, 인터넷 속에서만, 존재가 허용되는 건가? 그런. 싫다고 그런 거. 내게도. 내게도내게도내게도내게도

내게도 현실을 보여주라고오오오오오오오오!!!!! 



[6월 13일(일) 부슬부슬 조용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 일을 머릿속에서 정리할 수가 없다. 지금도 얼굴이 차갑다. 손가락도 떨린다. 

순서대로 나열할 수 밖에「오늘」을 말할 수 없다. 일기처럼 보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쓴다. 이것은 나의 의무니까.

내게 있어서 일기는, 살아가고 있다는 증명이니까. 


오늘도 전화를 시도했습니다. 전화. 단단히 마음을 먹고, 번호를 누릅니다. 집중해서, 미치지 않도록, 눌렀습니다. 

전부 누르자 수화기의 저편에서 연결음이 울렸습니다. 됐다. 똑바로 와타나베 씨에게 전화 걸 수 있잖아!

그리 인식한 것은 역시 밤, 침대 속에서 덜덜 떨고 있던 때였습니다. 어떻게 해도 현실과 접촉할 수 없습니다. 

인터넷. 인터넷을 통한 접촉이라면 가능하다. 와타나베 씨. 오늘이야말로 얘기를 들어주겠다고 말했었지. 전부 말할게. 

와타나베 씨가 인터넷에 접속했습니다.「오늘 전화하려고 했는데 할 수 없었으니 여기서 얘기 할게.」

「너 였어!? 오늘 원링 전화가 왔었어. 그런 짓 두 번 다시 하지마!」화난 듯 하다.

「그치만 얘기 하지 않으면 오해를 풀 수 없게 되잖아」와타나베 씨가 얘기를 들어주지 않으니까 오해를 풀 수 없다고.

「오해? 뭐가 오해라는 거야.」 뻔하잖아.「내가 스기사키 선생님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있지」

「이제 됐다고 말했잖아! 내가 알고 싶은 건 그런 게 아니라고!」그럼,「그럼 뭐라는 건데」

「나는 나에 대해 전부 얘기했어. 그쪽도 솔직히 말해.」솔직하게?「나는 아무것도 숨기고 있지 않아」

「그렇게 얼버무리지. 적당히 좀 해!」와타나베 씨는 무슨 소릴 하는 거야.「와타나베 씨는 뭐가 궁금한 거야?」

갑자기 오한이 들었습니다. 물어봐선 안 돼. 그 질문만은 해선 안 돼. 그것만은 안 된다. 

저는 직감했습니다. 해선 안 될 말을 해버렸다. 안 돼 이래서는. 그 대답은 너무 위험해!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 대답은 돌아왔습니다. 

「너는 대체, 누구야?」


뇌에 직접 찔러 들어오듯 그 말이 뛰어들어옵니다. 나는, 나는,「나는 이와모토 료헤이」

곧바로 메시지가 온다.「거짓말! 벌레는, 이와모토 료헤이는 자살했을 거라고!」더 이상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나는 벌레」

「그래. 너의 행동을 보면 벌레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하지만 벌레는 죽었어. 벌레인 척 하며 sakky라는 이름을 쓰는 너는」

「너는, 누구야?」


'너는, 누구야?' 의자에서 쓰러지듯 굴러 떨어졌습니다. 

나는, 누구지? 나는 이와모토 료헤이, 일 것이다. 괴롭힘 당하던 기억. 사키를 죽이려 했던 기억. 좀 더. 좀 더 떠올려라. 

이와모토 료헤이의 기억을. 왜 그래. 떠올려! 망할. 이상해. 떠오르지 않아. 일기에 써있는 것 외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그 뿐 아니라, 아라키 씨의 얼굴도, 와타나베 씨의 얼굴도, 모르겠어. 생각나지 않아. 전혀 모르겠다고!

사키를 죽이려 했던 기억. 이상하다. 그 기억은 이상하다. 내 눈에 비쳐진 것은, 나. 시점이 이상하다.

약을 마시게 하려는 광기에 찬 나의 표정. 왜 내가 나를 보는거지. 입 안에 약의 감촉이 되살아난다. 

그리고, 약을 토하는 감촉도. 침대 옆에 거품을 문 사체. 나다. 그 사체의 얼굴은, 나다. 


'나는 누구지?' 나는 이와모토 료헤이, 가 아냐. 자살했다. 벌레는 자살했다. 나는 누구? 확인. 확인해야 해.

거울, 거울은? 없다. 얼굴을 비출 수 있는 물건은 전부 깨져있다. 내 모습을 확인해라. 자신의 모습을 봐라. 어서, 어서!

납작 엎드려 문으로 다가간다. 다리가 파들파들거려 설 수 없다. 문 손잡이를 잡고, 몸을 일으킨다. 방을 나왔다. 

벽을 따라 계단을 내려간다. 머리가 아파. 고동 소리가 들린다. 손등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맥이 뛰고 있다. 1층에 도착했다. 

화장실로. 거울이 있는 곳으로. 다리가 다시 떨기 시작해 넘어졌다. 이대로 쓰러져 있을 순 없다. 나아가라. 현실로. 

몸을 질질 끌어 화장실에 도착했다. 몸을 일으키면 거울이 보인다. 일어나. 수건 걸이에 손을 뻗어, 붙잡았다. 앞으로 조금이다.

팔에 힘을 준다.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시야에 거울 구석이 보인다. 힘을 쥐어짠다. 버텨라. 섰다.

고개는 아래를 향한 채. 고개를 들면 거울이 보인다. 목에. 목에 힘을 넣어라. 이걸로 도달하니까. 

현실에. 

내가 보고 싶어했던 현실이 이제 눈 앞에. 고개를 들어라. 좋아. 앞으로 조금. 조금만 목에 힘을 넣기만 하면 된다. 

천천히 시선이 올라간다. 몸이 보인다. 연약한 몸. 가늘다. 가슴 부근이 조금 부풀어있다. 고개를 전부 들었다. 

거울에 비친 그 얼굴, 나는 잘 알고 있다. 깨끗하게 선 콧날. 옅은 눈썹. 텅 비어있는 눈. 


사키.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

히이이이이이이이이ㅣ이이이ㅣㅣㅣㅣㅣㅣㅣㅣㅣ이이이이ㅣㅣㅣㅣㅣㅣㅣㅣ



제32주「승천(昇天)



[6월 14일(월) 흐림] 





[6월 15일(화) 맑음]


 

어제는 하루 종일 자고 있었다는 모양입니다. 일기를 쓰는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꿈을 꾸듯 황홀한 상태였지만, 간신히 날짜와 날씨만은 쓴 듯 합니다. 꿈. 이것이 꿈이라면 얼마나 편할까. 

무섭다. 나(僕)의 몸은 사키. 아니, 사키의 몸에「내(僕)」가 발생했다, 고 해야 할까. 

사키의 마음이, 없다. 몸은 사키의 것이란 걸 알고 있지만, 마음 속을 아무리 찾아봐도「사키」가 없다.

언젠가, 사키의 목소리를 들은 듯한 기분이 든다. 그건, 「살인 의뢰 게시판」을 만들었을 때였나?

침대 속,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눈을 감자,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병원에서 돌아와, 아직 의식이 뚜렷하지 않아서, 부모님과 경찰쪽 사람이 이와모토 료헤이의 자살에 대해 무언가 얘기하고, 

별 생각 없이 듣고 있었다. 그랬더니 엄마가「사키쨩은 방에서 얌전히 있으렴」하고 다정하게 말해주었었다. 

휘청휘청하고 방으로 돌아갔다. 그 때는 쇼크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자신의 방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2층에 있던 것은 기억했다. 계단을 올라 눈 앞에 문이 나타났길래 들어갔다. 컴퓨터가 있었다. 

아무것도 할 일이 없어서 컴퓨터의 전원을 켰다. 컴퓨터의 조작은 몸이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인터넷에 접속해봤다. 브라우저를 열고, 홈페이지가 표시됐다.「나(僕)의 일기」가 있었다.

그곳이 사키의 방이 아닌 것을 깨달을 여유는 없었다.「나(僕)의 일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전부 읽었을 때, 오빠가 사키를 죽이려고 하기까지의 경위를 알게 됐을 때, 다시 한번 망가졌다. 

가뜩이나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였는데, 더욱 더 지옥에 밀어 넘겨진 듯한 충격을 받았다.

세계가 붕괴되고, 주위가 뒤틀려, 자신자체도 그 붕괴 속에 잠식되어 가는 느낌이었다. 거기서 의식을 잃었다. 

그리고,「저(僕)」는 눈을 떴습니다. 그 날부터, 매일 밤 자기 전에 「나(僕)」의 방에「나(僕)의 일기」를 쓰러 갔다.

선반에 패스워드가 적힌 메모가 붙어있었다. 그 덕분에「나(僕)의 일기」는 갱신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나(僕)」는, 벌레다.「나(僕)의 일기」는 벌레의 이야기.「나(僕)」는 그 부분만을 계승해, 존재한다. 그래.

나(僕)는, 사키조차도 아니다.

 


[6월 16일(수) 흐림]

 

일기를 쓸 때 사용하는 이 컴퓨터. 이와모토 료헤이의 것이다. 이 방의 주인은 이와모토 료헤이.「내(僕)」가 아니다.

평소「내(僕)」가 있는 옆 방. 사키의 방. 「희망의 세계」에 연결되는 그 컴퓨터. 사키의 것이다. 「나(僕)」의 것이 아니다. 

「내(僕)」건? 「나(僕)」는 어디에 있으면 좋지? 이곳은 이와모토 가(家). 벌레가 존재해도 될 곳이 아냐!

점심 아무것도 없는 때, 사키는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오빠에게 당한 이후의 심신상실 상태는 변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다른 것이, 「내(僕)」가 사키의 신체를 움직이게 한 것. 사키의 마음은 깊이 닫힌 채 사라져갔다. 텅 비어버렸다. 

사키가 사키가 아니게 된 때, 즉 인터넷에 접속해 sakky가 될 때가,「내(僕)」가 나설 차례였다. 

지금이기 때문에, 그런 생활을 보냈던 것을 인식할 수 있다. 그때까지「나(僕)」의 생활은「내(僕)」가 전부였다고 생각했다. 

「나(僕)」는 자신을 이와모토 료헤이라고 생각했었다. 사키는 죽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나(僕)」는 벌레였다. 

진실을 알게 된「나(僕)」는 지금,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왜냐면, 왜냐면,「나(僕)」의 거처가 없다고.

현실에서, 현실 속에서「내(僕)」가 존재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없어없어없어없어없어없어없어없어없어없어!!!

「나(僕)」는 이곳에 있다. 사키의 거처는 있다. 하지만「나(僕)」는 사키가 아니다.「나(僕)」는「나(僕)」자신의 거처를 원한다.

누군가「나(僕)」를 인정해줘. 이건 철학적인 얘기 같은 게 아냐. 그저 순수하게, 「나(僕)」를 알아줬으면 할 뿐이라고.

「나(僕)」의 존재를 인식해 주길 원해. 자신만이「나(僕)」의 존재를 주장하고 있다니, 그런 건 존재라고 할 수 없어. 

누군가 들어줘.「나(僕)」의 목소리를. 봐 이 목소리.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망할! 이 목소리는 사키의 목소리다!

그 뿐만이 아냐. 눈 앞에 있는 세계, 사키의 눈을 통해 보는 것.「나(僕)」의,「나(僕)」의 세계는 어디야?

팔을 깨문다. 이 고통은 사키의 것. 화면을 만진다. 이 차가운 감촉은 사키의 것. 보이지 않아.「내(僕)」가 보이지 않아.

밖의 어둠도, 방의 빛도,「나(僕)」를 괴롭힌다. 현실 속에 「나(僕)」를 인정해 주는 것은, 없다.「나(僕)」는.

「저기.」아무것도 없는 어둠을 향해, 예전에 소리친 말을 지금 한번 더 외쳐봅니다. 「나는, 살아가도 괜찮아?」

어둠 속으로 허무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6월 17일(목) 소나기]

 

오늘도 다시,「나(僕)」의 존재를 부정 당하는 세계에서 눈을 뜬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하루. 평소와 같을 텐데,「내(僕)」가 사키의 안에 있는 것을 깨달은 날부터 무언가가 변했다. 

공백의 시간이, 괴롭다. 차라리「나(僕)」와 사키가 하나가 된다면 이런 일을 겪지 않아도 될 텐데. 불가능하다. 

한번 차이를 인식해버리면, 더 이상 함께 있을 수 없다. 모른 채로 있어야 했다. 현실을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거처가 없는「나(僕)」는 그 사실을 인식할 때마다 몸을 떤다. 미쳤다.「나(僕)」는 미쳤다. 자신이 무섭다. 두렵다. 

「나(僕)」의 세계는 어디야. 「나(僕)」의 세계는 어디야. 그렇게 몇 번 중얼거리다 떠올랐습니다. 「나(僕)」의 세계를.

「나(僕)」의 거처, 있었잖아. 그곳에 있을 때 「나(僕)」는, 「나(僕)」로 있을 수 있다. ………「희망의 세계」다!

sakky는 「나(僕)」. sakky의 말은 「나(僕)」의 말. 스기사키 선생님도, 카이저 소제도, 틀림없이 「내(僕)」가 만났다. 

인터넷에 접속한다. 기분이 고조된다. 「희망의 세계」에 있을 때, 「나(僕)」는 현실을 보지 않아도 돼. 「나(僕)」의 세계다.

현실 따위 보이지 않는다. 「나(僕)」에겐 「희망의 세계」가 있으면 충분하다. 현실 따위, 이제 필요없어!

「미키」군에게서 메시지가 와있다. 열어볼 마음이 안 든다. 「미키」군은 와타나베 씨. 현실과 이어져있어 불쾌하다. 

「꺼져라」하고 메시지를 보낸다. 이걸로 「희망의 세계」에 오지 않겠지. 방해하는 사람은 없어져라.

「나기사」씨가 접속했다. 아아, 보고 싶었어 「나기사」씨. 「나기사」씨만이 「나(僕)」의 아군. 「나(僕)」의 유일한 이해자(理解者).

「항상 같이 있자」라고 말해주었다. 「고민이 있으면 들어줄게」라고 말해주었다.

도와줘, 나기사 씨. 「나(僕)」는 지금 현실에 거처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어. 인터넷 에선「나(僕)」의 존재가 허용된다. 

「나(僕)」를 상대해줘. 도와줘. 「나(僕)」의 고민을 들어줘. 대답은 필요없어. 고민을 들어주기만 하면 돼. 

그렇게 이야기 하는 걸로 「나(僕)」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어. 그러니까, 도와줘. 살려줘. 「나(僕)」를 인정해줘.

메시지를 보내면 답장이 돌아온다. 대화할 수 있다. 나기사 씨.나기사 씨. 나기사 씨! 「나(僕)」의 메시지를 받아줘!

「도와줘! 나기사 씨!」


누군가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삐걱삐걱하고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나는 소리가 밤중에 집안에 울렸습니다. 

그 소리는 점점 다가와, 방 앞에서 멈췄습니다. 대신에 콩콩, 하고 건조한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저는 천천히 돌아서서,「네」하고 사키의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천천히 손잡이가 돌아, 문이 열렸습니다. 

「사키쨩, 괜찮아? 뭔가 도와줄 일 있어?」

저는 사키의 얼굴로 조용히 미소 짓고, 기복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괜찮아. 이제 아무렇지 않아. 나기사 씨.」

그 말은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계단 소리를 들은 순간부터, 저는 모든 것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럼 됐어. 고민이 있으면 언제라도 말해.」

응, 하고 말로 하지 않고 끄덕였습니다. 그 때의 사키는 무척 다정한 미소를 짓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괜찮으니까…」하고 나기사 씨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다시 한번 중얼거립니다. 

사키의 미소에 만족한 나기사 씨는 「그럼 이만, 잘자」하고 말하고 방을 나가려 합니다.

문을 완전히 닫기 직전, 아주 잠깐 뒤돌아 제 쪽을 쳐다봤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슬픈 눈빛이었습니다. 

「사키쨩, 엄마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그리 말하고, 문을 닫고 엄마는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계단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 순간, 눈물이 흘러 넘쳤습니다. 저는 일어서서 벽에 머리를 박았습니다.

손으로 벽을 때린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격렬한 오열이 새어나옵니다.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슬픔이「저(僕)」를 지배했습니다. 왜 이렇게 슬픈지 모르겠다. 슬픔이 덮쳐온다.

「나(僕)는」하고 외친다. 울며 외친다. 큰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갈라진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나(僕)는」. 눈물이 멈추지 않아. 

어금니를 꽉 깨물고, 머리를 수그려 웅크렸습니다.「나(僕)는」하고 한번 더 외친다. 이 다음 말이, 나오지 않아. 

꼴사나울 정도의 신음, 폭포처럼 흐르는 눈물을 억제하지 못한 채, 나는 웅크릴 수 밖에 없었다. 

이 눈물은 지금도 여전히 흐르고 있습니다. 이대로 저는 평생 울보가 되지 않을까 싶어집니다. 

그 외에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도망칠 수 없어.「나(僕)」는 평생 이 슬픔이라는 감정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받아들일 수도 없다. 「나(僕)는」하고 또 갈라진 목소리로 절규하며, 더 이상은 없을 정도의 절망감을 느꼈습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6월 18일(금) 비]

 

평소라면 방에서 틀어박혀 있을 텐데, 오늘은 1층에 내려갔습니다. 나기사 씨와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거실에 나기사 씨가 있었습니다. 제가 나기사 씨의 옆에 앉자, 나기사 씨는 미소로 저를 바라봤습니다. 

「무슨 일이니? 사키쨩」

엄마한테 묻고 싶은게 있어.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래도「엄마」라곤 말할 수 없었습니다.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하고 물어봤습니다. 

엄마는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바로 평소의 슬픈 듯한 눈과 쓸쓸한 미소로 돌아왔습니다. 

「사키쨩이랑 같이 홈페이지 만들었을 때부터야.」

당시 중3의 소녀가 어려움 없이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를, 지금 알았습니다. 사키, 엄마한테 상담했던 거구나. 

나기사 씨의「고민이 있으면 들어줄게.」가 가슴속에 울립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항상 고민을 들어줬구나. 

그리 생각하자 가슴이 괴로워졌습니다. 부모니까. 부모에게 털어놓는 건 당연하지………. 하지만, 

사키는 몰랐겠지. 나기사 씨가 엄마였다니. 알았더라면 연인과의 정사를 일기에 쓰지 않는다. 

사키도,「나(僕)」도, 자식에 대한 부모의 다정함을 깨닫지 못했다. 엄마는 계속해서 이야기합니다. 

「애인역도 붙여줬는데, 사키쨩에겐 소용 없었나 보네. 타케시군, 헛수고였나 봐.」

아아. 역시 엄마였구나. 그래도 토오루 덕분에 헛수고가 됐구나. 

결국 타케시와는 헤어지게 됐지만, 그 진상은 모르겠지. 엄마에게 말할 필요도 없다. 

「스기사키 선생님, 알지? 료헤이네 학교 선생님. 나중에 그 사람이 타케시 씨로… 이건 이미 알고 있지?」

끄덕, 하고 수긍했지만, 대신 의문이 떠오릅니다. 

「왜, 스기사키 선생님이야? 따오지 말고 그대로 두던지 다른 누군가를…」

거기까지 말하자 엄마는 쿡쿡하고 웃기 시작합니다. 「그치만」하고 말한 뒤 한숨 돌리고서 다음을 얘기해주었습니다. 

「그게 말이지, 그 사람 이름이 타케시였어. 뭔가 운명 같은걸 느껴버려서」

하지만, 그래도 의문은 풀리지 않습니다. 「ICQ에서 알게 된 거 아니야? 」

「그건 알고 난 뒤의 얘기야. 료헤이 일로 상담을 들어줘서. 처음엔 메일이었지만 말이지.」

ICQ쪽이 편리한 걸. 그건 말하지 않아도 알아. 

「그래서 점점……」하고 말하던 엄마를,「저(僕)」는 사키의 입에 검지 손가락을 대고 눌렀습니다. 

부모가 바람피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추억은 엄마 마음 속에만 묻어 둬.「나(僕)」에겐 필요 없으니까.

옆에 앉아 있던 나기사 씨가 천천히 일어나「저(僕)」의 등 뒤로 돌아 섭니다. 두 팔로「나(僕)」를 감싸 안아주었습니다. 

「료헤이도, 스기사키 선생님도, 날 배신했어」

엄마의 온기를 느끼며, 「나(僕)」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뒤에서 안고 있는 엄마의 팔에 조금 힘이 들어갑니다. 

「사키쨩은, 배신 안 할거지? 계속 함께 있을 거지? 떨어지지 않을 거지?」

목소리가 울음이 섞인 걸 알았습니다. 어깨에 눈물이 떨어진 것을 느꼈습니다. 이 사람에겐 이제 사키밖에 남아있지 않아. 

평소 집에 잘 없는 아빠는, 이 사람에게 있어 이미 「소중한 사람」이 아니게 됐다. 그건 전부터 알고 있었다. 

지금은 이제, 사키 뿐인가. 사키 만이 이 사람의 삶의 보람이 된 거야……….

거기까지 알고 있으면서도,「저(僕)」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사키쨩? 어째서? 끄덕여. 끄덕여 줘…」

더욱 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아니야. 아니야 나기사 씨.「나(僕)」는,「나(僕)」는 사키가 아니야. 벌레라고. 

당신의 기대에 보답할 사키는 더 이상 이 몸에 존재하지 않아요.「저(僕)」는 사키가 아니에요. 사키가 아냐….

「부탁이니까 끄덕여줘」하고 이미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로 말해도,「저(僕)」는 끄덕이지 않았습니다. 

「저(僕)」는 엄마의 팔을 풀고, 2층으로 향했습니다. 

뒤돌아보자 엄마가 「어째서… 어째서…」하고 앞치마의 끝자락으로 얼굴을 가린 채 울고 있습니다. 

바닥에 한 방울의 물방울이 떨어졌습니다. 어제 그렇게 울었는데, 아직도 눈물이 나오는구나…….


사키의 방에 도착해, 바로 컴퓨터 전원을 켰습니다. 

그리고, 모든 데이터를 지웠습니다. 하드디스크를 통째로 포맷했습니다. 

이걸로 「희망의 세계」는 끝났다. 「내(僕)」게는, 사키와 나기사 씨가 만든「희망의 세계」를 다룰 자격이, 없다. 

「나(僕)」는 벌레답게 일기만을 쓰면 돼. 벌레답게, 일기만을.

안녕.「희망의 세계」



[6월 19일(토) 그치지 않는 검은 비]

 

벌레…… 벌레…… 벌레……….「나(僕)」는 벌레다. 태어나지 않았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모든 것을 잃고, 남은 것은「나(僕)」의 인격 뿐. 사키가 현실을 거부하기 위해 세워진 대리가, 「나(僕)」.

그 「나(僕)」만이 남겨지다니……. 후후후후후후후. 이제 웃을 수 밖에 없네. 아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우후후후후후후하하하하하하「나(僕)」는후후후후후후뭐야아하하하히히히히히히히히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그래, 「나(僕)」는 벌레라고. 크크크크크크. 망할. 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 

「나(僕)」의 거처는 어디야. 「희망의 세계」가 아냐. 현실에. 「나(僕)」의 거처를. 갖고 싶어. 없다. 면.


만들어버리면되잖아

전부만들어버려

현실이나를받아들여주지않는다면

나이외의모든걸없애면

나는존재할수있어

나의존재를거부하는것이없다면

나는존재할수있어

나만의세계로만들면

나는


그걸 위해선 어떻게 하면 되지? 정해져 있잖아. 「나(僕)」의 눈 앞에 있는 '현실'을 파괴한다. 

나기사 씨. 우선은 눈앞에 있는 나기사 씨를 없앤다. 그렇게 하면 길은 열린다. 후후후후후. 벌레 다운 짓이다.

칼을 꺼내들어,「저(僕)」는 그 칼의 차가움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부모를 죽이는……가. 케케케케케케.「나(僕)」는 미쳤다. 벌레는 미쳤다. 

카이저 소제보다도, 엔도 토모히사보다도, 지금까지 봐 온 사람들 중 가장 미친 건, 「나(僕)」.

「나(僕)」는 미쳤다고. 들어!「나(僕)」의 미친 외침을!! 나는미쳐버렸다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문득 깨닫는다. 지금 쓰고 있는「나(僕)의 일기」, 인터넷에 올리곤 있지만 어디에도 링크를 걸지 않는다. 

고독한 홈페이지다. 후후. 벌레다우니 좋잖아. 그래도 홈페이지에 타이틀이 없는 건 쓸쓸하군. 

뭔가 좋은걸 생각해주마. 타이틀까지 「나(僕)의 일기」면 재미없는 걸. 말은 그리 해도………

「희망의 세계」가 떠올라버렸다. 하하하하하. 전혀 다르다고. 희망 같은 건, 없었잖아. 

있었던 건…… 그래. 이게 좋겠다. 이 타이틀, 벌레에 딱이다!!

「저(僕)」는 타이틀을 붙여, 인터넷에 갱신했습니다. 붉은 색과 흰색의 타이틀이 화면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절망의 세계」



[6월 20일(일) 하얗게 빛나는 하늘]


「저(僕)」는「저(僕)」자신의 거처를 확보하기 위해, 칼을 휘둘렀습니다. 

나기사 씨는… 엄마는, 갑작스런 일에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칼은 엄마의 뺨을 스쳐, 얕은 상처를 새겼습니다. 

엄마가 사키의 이름을 외칩니다.「저僕)」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아니야」라고 마음 속으로 외쳤습니다. 

기겁해 뺨에서 조금 피를 흘리는 엄마를 곁눈질하며 벽장을 열자, 노트북이 있었습니다. 

이건가. 이것이 나기사 씨. 이것과, 엄마가 하나가 되면 나기사 씨가 되는구나. 이런 거! 없어져버려! 

노트북을 들어 올려, 엄마를 향해 내던졌습니다. 아니, 내던지려 했습니다. 

「저(僕)」의 손은「저(僕)」의 의지와는 달리, 조심스레 노트북을 벽장 안에 두었습니다. 어째서야. 

이 손은 사키의 것이라서? 이 몸에서 아직도 살아가고 있는 사키. 의식은 없더라도, 그 존재는 전해져 온다. 

「저(僕)」는 고개를 흔들며, 엄마를 향해 칼을 다시 겨누었습니다. 없애주마. 없애주겠어. 없애…….

아무리 해도,「죽여버리겠어」라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눈을 감고, 다시 한번 결의를 다져봅니다. 

자, 각오 해줘 나기사 씨. 뺨을 억누르며 떨고 있는 엄마를 없애려고 칼을 치켜든다.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안녕, 나기사 씨! 칼을 내리친다. 하지만 그것은 엄마에게 닿기 직전에 멈춰버렸습니다. 

그 때의 엄마의 모습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공포에 떨면서도, 기도하듯 손을 모아, 목을 내민 엄마. 

바닥에 엄마의 눈물이 흘러 떨어진다. 그래도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자신을 왜 죽이려고 하는지 묻지도 않고 그저 가만히, 

엄마는 「저(僕)」에게 목을 내밀었습니다.「저(僕)」는 그 이상 칼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 

이것도 사키 때문인가? 사키가 다시「나(僕)」의 팔을 멋대로 멈춰버린 건가? …… 아니다. 이건「나(僕)」의 의지. 

그것을 알았을 때, 눈에서 눈물이 흘러 넘쳐 버렸습니다. 뺨을 타고, 투둑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져갑니다. 

「나(僕)」는 거처를 갖고 싶어. 하지만…… 하지만…… 죽이고 싶지 않아. 엄마를 죽이고 싶지 않아. 아무도… 아무도 죽이고 싶지 않아!

미쳐 버리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미쳐버리면 어떤 죄라도 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미쳐버리는 것도 싫었다. 미치고 싶지 않았다. 정상으로 있고 싶었어……….

외쳤다. 견딜 수 없는 슬픔이 엄습해 와, 칼을 손에 쥔 채 크게 소리를 지르고, 울었다. 

그 목소리는 비명처럼 들리기도, 노래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애절함이 소리로 내뿜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늘을 우러러보며 또 크게 외친다.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려, 「저(僕)」는 갓 태어난 아기처럼 울었습니다. 

눈물이 한 방울, 발 위로 떨어졌습니다. 문득 깨닫는다. 「나(僕)」의 거처.

정말 간단하잖아. 「나(僕)」의 거처를 만들 방법. 사키에겐 거처가 있다. …사키와 하나가 되면 된다! 

예전처럼 어중간한 공존이 아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그래, 융합하는 거다. 그 방법은 간단하다. 

이 몸에는 더 이상 사키의 의지는 없지만 사키의 핵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아직 남아있다. 순수한 「사키」가.

「나(僕)」도 그렇게 되면 된다. 한 번 모든 것을 무(無)로 돌리고, 

그래도 여전히 남아있는 사키의 핵과 「나(僕)」의 핵. 그것이 하나가 된다면…

「우리(僕)」들은 하나가 될 수 있어!

한 번 무(無)로 돌리자. 거기서 길은 열린다. 

「나(僕)」는 칼을 자신의 배에 찔러 넣었습니다. 찌익찌익, 하고 살점이 찢어지는 소리를 내며 칼이 잠식되어 갑니다. 

엄마가 비명을 지르는 동시에, 복부에 강렬한 고통을 느꼈습니다. 이걸로 됐어. 

이 고통이 벌레의 기억을 지워줄 거야. 배의 상처로부터 쓸데없는 기억이 빠져 나가는 것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없어져 버려. 없어져야 하는 건 현실이 아냐. 「내(僕)」 쪽이다. 벌레의 존재는 처음부터 허용되지 않았었다고. 

엄마가 지금까지 본 적도 없을 정도로 흐느끼며, 「저(僕)」에게 다가왔지만, 「저(僕)」는 그 팔을 뿌리쳤습니다. 

앞으로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당신의 사키는 반드시 돌려드릴게요. 그러니, 기다려주세요. 

「저(僕)」는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방에 잠금을 걸고, 컴퓨터의 전원을 킨다.「나(僕)」의 최후를 기록으로 남겨둬야 해. 

지금도 칼은 배에 찔러 박힌 그대로 입니다. 이상하게도 통증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신경이 마비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엄마가 문을 두드리며 「열어!」하고 소리칩니다. 문 하나 정도 금방 부숴지겠지. 

멀리서 구급차의 사이렌이 울립니다. 엄마가 불렀구나. 일기를 쓰는데 꽤 시간이 걸렸어. 

인간이 어느 정도의 상처를 입으면 죽게 되는지는 모른다. 이 상처가 치명상이 될까.

아닐 것 같다. 이 신체는 아마 버티겠지. 왜인지 그런 느낌이 듭니다. 

점점 의식이 사라져 갑니다. 이 다음 눈을 뜰 때, 「나(僕)」의 인격은 사라지겠지. 

「나(僕)」와 사키가 섞인 새로운 나. 그것이 이 신체의 다음 주인이 된다. 

주변이 새하얗게 되어 갑니다. 마치, 빛에 휩싸이는 것 같다. 빛이 점점 퍼져 갑니다. 

키보드를 치는 손가락에도 힘을 느낄 수 없게 돼버렸다. 슬슬 끝인가. 빛이 강해진다. 

자, 가자. 사키와 하나가 되기 위해, 빛 속을 걸어가자. 

이 빛은「내(僕)」게 있어 희망의 빛이다. 새롭게 다시 태어나기 위한, 희망. 

빛의 저편으로 가면 다시 태어날 수 있어. 떠난다. 희망의 빛 그 끝으로. 

빛의 끝에 보이는 세계. 그곳이,

 

그곳이 나의, 새로운 세계다.






나(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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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드디어 절망의 세계 나(僕)의 일기 편 끝입니다.

1인칭 대명사 구분땜에 좀 짜증났지만 혹시 이해 안가는 부분 있으시면 말씀 주세요.


번역해둔 것들은 조금씩 다시 검토하면서 표현이 이상한거나 오타부분을 수시로 수정하고 있습니다.


절망의 세계 다음으로는


빛과 그림자의 세계 (카이저 소제/사키의 일기로 나눠짐)

희망의 세계 (와타나베 씨의 일기로 추정, 확인 덜함.)

에필로그 (미확인)

절망 사이드 스토리 (미확인)

틈새의 세계 (미확인)


이 정도 있네요.


내용은 계속 이어지는 형식이라 전부 번역해야 될 것 같습니다.

양이 너무 많아서 다음것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천천히 길게 번역할 생각입니다.


당장은 감상을 쓰기도 힘들 정도로 덥고 힘드네요... 번역 끝나자마자 바로 올리는 지라.

어쨌든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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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ne_pl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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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코난 2013.08.19 14: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갑니다

  2. 231101 2013.08.19 1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에서 보고있습니다!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네요
    원문도 그렇겠지만 번역하시는 솜씨가 좋으셔서 더 그런것 같아요ㅎㅎ

    이런 종류의 2ch번역게시물을 보는걸 좋아하는데 한동안 못보다가 덕분에 감사히 보고있습니다.

    • One_plz 2013.08.20 1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셨군요 감사합니다. (_ _)
      수고가 많으시네요. 날이 더운데 몸 조심하시구요
      대충 번역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밌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3. 사탕 2013.08.19 1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에서 보다니 나같은사람이있었네
    수고많으셧어요 ㅜㅜ

  4. 굽ㅅㆍ 2013.08.19 2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친; 와...
    이건 생각도 못했다;;
    재밌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5. 2013.08.20 20: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카이저 소제가 인물로 사용되었을때 어랏? 하고 실눈을 지어보였지만...(어래~ 문장이 닮아가고 있습니다.)

  6. 쩐다 2013.08.20 2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진짜;; 소름

  7. Anonymous 2013.08.21 14: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번역이 잘 되어있어서 그런지 몰입도 있게 잘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하나라도 남겨야 작성자님에 대한 예의를 다 하는 것 같아 마지막 편에 댓글을 남깁니다.
    더운 날씨에 항상 건강하십시오.

    • One_plz 2013.08.21 18: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재밌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대충 번역하는거야 말로 작품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요 (...)
      Anony님도 더위 조심하세요.

  8. 까부남 2013.08.22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아 대단하군요
    뭔가 이상한건 느꼈지만
    이런식일줄은 ㄷㄷㄷ
    잘봤습니다.

  9. 니트 2014.09.09 17: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처음봤는데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정말 번역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10. ㄴㄴ 2015.10.27 18: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다

  11. ... 2017.02.04 23: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번역 감사드립니다!
    뭐랄까 여러 감정이 느껴지는데 뭐라 말로 하긴 힘든 작품이네요..